추석 전날 물건하러간 남편덕분에 추석날 에나 시댁에 다녀 왔네요.
남편은 문구점 지키느라 당연히 못갔구요. 대단한 사람이죠.
음식은 시누가 다 차려놨더라구요.
시댁은 교회를 다니셔서 상차리고 예배보거든요.
덕분에 제겐 명절증후군이니 뭐니 하는게 없었네요. 어머니가 저 힘들다고 설겆이도 못하게 말리시더라구요. 덕분에 큰시누-시어머님이랑 같이 삽니다- 랑 둘째시누 -시댁에서 차례마치고 일찍 왔더라구요- 가 엄마 너무 하는거 아니냐고 야유를 보내더라구요. ^^;
점심 같이 먹고, 친정아버지 드리라고 오골계 한마리하고 오골계 알을 정성껏 싸서 넣어 주시더군요.
저희 시어머니 멋있죠? 친정에서 하루밤 자고 오려니 그래도 남편이라고 맘에 걸리더라구요. 명절날이라 문 연 음식점도 없을텐데....
그래서 저녁 일찍 먹고 서둘러 돌와왔네요. --;;;
명절날 저녁이라 문 연 상가는 저희 밖에 없더군요. 썰렁한 기분마저 드는 가운데 다행히도 저희 문구점은 복작거리더라구요.
생각대로 남편은 아침먹고 아무것도 못 먹고 굶고 있더군요.
그날 불꽃놀이 폭죽이 많이 나가더라구요. 그리고 아이들이 주머니가 넉넉해선지 고가의 탑블레이드 팽이도 잘나가구요.
남편 왈. "남들 놀때 일해야 돈번다" 하더군요.
얼마전만 해도 며칠 냉전 이었어요. 말도 안하고, 남편 오기전에 자 버리고, 하루는 퇴근후 문구점에 안나갔구요. 다음날도 보이콧 하려했는데 어느 손님이 복사한 걸 제가 예쁘게 철해 드리기로 약속한 게 있었거든요. 그거 찾으러 오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나갔구요.
제가 마음이 모질지 못해 그냥 저냥 넘어가고 말았네요.
어쩌겠어요. 원수를 사랑하라 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