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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허락받고 싶어요~


BY 고민녀 2003-10-15

이번 주 토요일에 저희 부모님께 인사드리려 합니다.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정말 불가항력적인 결혼을 제가 하고싶은건지  몇말씀 부탁드려요

 

저는 현재 25살이고 이사람과 전 8살 차이입니다.

같은 회사, 같은 팀에서 만나 선후배로 일하다 보니 정든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정들었다 해서 결혼을 마음 먹은 것은 아니구요,

분별력 있고, 상황판단도 빠르고, 책임강 강하고, 여러모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사람이라

그 모습이 좋았습니다. 1년 넘게 사귀었지만 한번도 싸운적 없고 오히려 제가 시비를 걸어

이 사람 일방적으로 답답하게 했는데도 저한테 감정적으로 격하게 대한 적 한번 없이

감싸줘가면서 잘못된 점 조근조근 얘기해 주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 부모님도 그런 분들이시구요, 

정 많으시고 사람사이에 기본적으로 지키고 살아야 할 예의도 갖추셨고

여하튼 전 태어나서 이런 부모들도 있구나..느낄 정도로 좋으신 분들입니다.

어릴 적부터 강한 경쟁에서 살아남아라! 항상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언니와 저한테

말씀하셨던 엄마와 아무 힘없이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사시는 아빠만 보고 자랐기에

자식의견 인정해 주고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시는 이사람네 부모님을 보니까

오히려 제가 더 따르고 싶은 분들이더라구요,

엄마는 이사람의 출신대학을 맘에 안 들어하세요.

저와 이 사람 사이에 크게 학벌차가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워낙에 제가 졸업한 학교출신들이

좋은 자리로 시집가다 보니 엄마가 더욱 더 오바(-.-;)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전 그런 조건 하나하나 따져가며 결혼하는게 싫습니다.

가난한 집도 아니고 어디 한군데 모난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닌데...

현재 저희 엄마는 이 사람의 나이, 대학, 직장, 그리고 시집안간 누나에 대해 대단히 거부감을 나타내세요.

누나분이 까다로운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 사람이랑 무슨 돈독한 남매정이 있어

저희랑 붙어살 분도 아니구요, 흔히 알고 있는 시누이란 분위기와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아마 대부분이 믿지 못할 정도로 편한 분인데 다들 살아봐라~ 그게 그런가...하시네요..

 

엄마가 볼땐 한 두가지 조건만 갖고 반대를 하시는 게 아니기 때문에 넘 고달프네요.

저두 양쪽 부모님들이 환영하시는 분위기 속에서 인사드리고 재밌게 오가면서 살고 싶었는데. 저희 엄마가 좀 냉정하시고  많이 계산적인 성격이라 제가 더 힘이 듭니다.

정말 이쁘게 키워주셨기에 엄마 가슴아프게 하고 싶진 않지만  제 사랑과 인생이 걸려있어

저 또한 지금 이사람과 헤어지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에 인사드리는 것도 어찌보면 무리지만 더이상 지체할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 애처럼 엄마옆에서 살 것도 아니라면 제 확신을 갖고 직접 보여드리려구요,

신경예민한 저희 엄마가 부디 실신만은 하지 않으셨음 하는데..

제가 너무 겁을 먹고 있는 건가요..

엄마가 이사람 때리면 제가 다 막아주려고 합니다. 제가 맞아야죠~ -.-

그런데 이 사람은 오히려 원래 첨에 이래놓으면 나중에 장모와 사위간에 더 정들거라고 다독거려줍니다.

 

제가 너무 길게 썼네요,

남들은 무던하게 하는 결혼이 왜이리 저한테는 고행인지 하루하루 힘듭니다.

무슨 말이든 전 객관적인 조언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하루종일 이런 생각에만 휩쌓여 있었더니 정신을 놓아버릴 것 같네요..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