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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그래 이런게 호사겠지..


BY 늘엄마 2003-10-28

이제.. 기말고사가 다가온다.

아이들 학기말고사.. 내 기말고사..

미리미리 준비해야지.. 하는 맘으로 책을 펴든다.

내 나이 서른 하고 일곱이다.

서른 다섯을 넘을 무렵..

4층 아줌마가 나더러 그랬던거..같다.

그 언니는 마흔 두살이었는데.. 아이들이 고등학생이었다.

아저씨가 꽤.. 능력도 있는데.. 언니는 늘..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마트나.. 엘지마트 같은 곳에서 판매직을 했는데..

나이가 있어서... 힘들다구..

근데.. 대부분.. 그쪽도 서른을 막 넘은 사람이나.. 20대들이 많덴다.

나더러.. 아이들 키워 놓으면.. 돈 들어 갈 것 많고.. 또.. 집에만 있으며

나태해진다구.. 미리미리..뭔가.. 할만한 일을 찾으라고 했었다.

 

어느날인가..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인생을 나보다 더 살은 사람 말인지 몰라도 정말 그말이 맞더라

난.. 아이들이 저학년만 있어서..

아이들때문에 아이 아빠가 직장생활은 꿈에도 못 꾸게 했었다. 그때는..

지금이야.. 많이 도와 주고.. 그렇지만..

단지.. 그때는 우리 애들이 문 열고 들어오고.. 학원 가방 챙겨서..

학원 갈 수 있을때.. 그때.. 뭔가 해볼려구 했었다.

그것도.. 학원 간 시간을 이용해서..

 

그때는 많이 고민 했던거 같다.

요아래.. 40대 분들이 올린 글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많이 고민했던거..같다.

정말.. 내 입에 딱 맞는 일..

재미도 있고.. 돈도 벌 수 있고.. 가정에 소홀해지지 않는 그런 일..

 

그러던 중.. 글을 쓰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글을 쓰다가..

당선이 많이 되는 것이었다.

아.. 나에게 끼가 있구나..

생각해 보면.. 살림도 많이 장만 했던거 같다.

울 신랑.. 밥 할줄만 아는 아내쯤으로 생각했던 내가....

농담으로 나에게 작가님이라라 부르기도 했다.

 

그런 생활을 1년 6개월했나..

우리 지방에 월간지에서 리포터를 모집했는데..

그냥 이력서 넣었던게.. 어떻게 일을 하게 되었다.

그쯤..

글을 쓰면서.. 창피하달까..

전공자들이.. 내 글을 보면.. 얼마나 비웃을까.. 하는 그런생각에..

학식을 좀 쌓아서(이론) 이담에.. 울 신랑이랑 60대 넘어서..

전원에 집 짓고 살때.. 그때.. 재미삼아 글을 써볼까.. 그런생각을 했다.

그래서.. 난 지금 이 나이에 국문학과를 다니게 되었다.

 

리포터를 접고.. 우리 아이들에게 도움 될 수 있을 그런 일을 찾게 되었다.

글쓰기 지도교였다..

이것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

근데.. 우리 아이들을 학원에 맡기고 돌아 다니다 보니..

아이들에게 소홀해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집에서 아이들 글쓰기며 공부를 봐주는 마지막 일을 찾게 된 것 같다.

 

그러나 뭐든 쉽지는 않는 듯 하다.

좀.. 익숙해지면 되겠지만.. 성격이 꼼꼼하다 보니.. 그냥 대충이 없다.

하루에 딱 2타임만 하는 수업인데..

녀석들 하나하나 챙기다 보면.. 언제고 5시가 넘어간다.

시간을 지키지 않는 녀석은 그 녀석 학원 (태권도) 끝나고 다시 7시 30분에

다시 부른다.

그 시간에 우리 애들에게 활애 할려고 비워둔 시간인데..

이럴때.. 제일 안타깝다.

우리 아이들 10시까지... 봐주고 나면.. 내 공부는 12시가 넘어야 한다.

설거지며.. 빨래.. 청소를 하다 보면.. 내 공부는 12시다.

 

어떤때는 내가.. 왜 사서 고생하나.. 이런 생각도 든다.

그러나.. 오늘 같은 날..

내가 번 돈으로.. 아이들 외식을 시켜 주고.. 책을 사주고..

좀 전에 두 녀석과 라이브 한정식집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 왔다.

애들에게는 엄마랑 데이트 하는 날로 정해 놓고 바람 쐬로 나가는데..

기분이 참 좋더라..

 

글쓰기 지도교사 할때.. 신랑이 티브론을 사줬는데..

검정 티브론안에.. 김건모 시디를 틀어 놓고..

아이들이랑 흥얼거리면서 밤바람을 쐬는데.. 참.. 기분이 좋더라..

글구.. 온갖.. 폼을 잡으며..

애들아.. 담에.. 먹고 싶은 거랑.. 날짜.. 잡아서.. 엄마에게 말해조..

니들이 엄마랑 데이트 해 줘서 황송해.. 하는 것처럼.

 

이게 호사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줄 수 있는거..

그래서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는거..

아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같이 흥얼거릴수 있는거..

친정엄마에게 용돈을 드릴 수 있는거..

더 많이도 바라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한달에 15권정도만  서슴없이 책을 살 수 있는 그런 여유..

이게 내 욕심의 전부다.

일을 하면서.. 이런부분이 달라지더라..

비록 시험기간이 되면 3일을 날 새우며 공부를 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

희망이 있어 하는일..

내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서 하는 일..

 

이쁘게 늙는 그날까지 열심히 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