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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잊혀질까요?


BY 눈물나는 날 2003-11-24

남편의 불륜을 알아버린지 두 달,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게 달력은 두 장을 넘어갔다.

 

그동안 내가 기를 쓰고 알아낸 것들,주위 사람들로부터 들은 말들,

용서를 구한다며 나에게 지껄인 말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내 인생의 마지막 사랑, 우리 사랑에 회의를 갖지 말자, 애타게 기다리는 당신의 전화......

난 연애를 할때조차 들어 보지 못했던 화려한 말들

카드 내역을 끊어 보니 온갖 호텔, 여관의 이름,사다 바친 보석들

횟집,고기집,레스토랑,  한끼에 10만원이나 되는 식사비들

1분 1초가 멀다하고 보낸 메일, 밤새도록 계속된 핸드폰......

 

너무 원망스럽고 혐오스럽다.

나에게 이렇게 많은 걸 알게 해준 사람들.

난 과연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다시 살 수 있을까? 다 잊고서?

 

남편은 나에게 자기들 사이가 연인사이였다고,그냥  그 여자가 좋았다고,

그녀는 섹시하고 로맨틱했었다고, 그녀와의 잠자리는 끝내줬었다고

그런 말들까지 나에게 다 뱉었다.

 

그리고 이제와서 나에게 잘못했다고, 용서해 달라고 가증스럽게 말한다.

그래 내 머릿속의 기억들, 듣지 말았어야 할 많은 말들, 다 지워놓고 없애버릴 수

있다면 널 용서할 수 도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

 

사람들은 나에게 이야기한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조금씩 기억도 아픔도 희미해질거라고.

나도 그럴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

내가 너무 힘드니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가슴이 저려 오는 아픔은 가시지 않는다.

밀려오는 배신감,깨져 버린 믿음,  내 눈치를 보는 내 아이,

 

이러고도 가정이란걸,지켜야하나?

이 아픔을 겪어도 될 만큼 나의 가정이란게 지켜야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악을 써 봐도 온갖 욕을 해봐도 미친 듯이 밖을 돌아 다녀도 아무것도 위안이 되지 않는다.

남편은 이렇게 용서를 비는데 왜 용서해주지 않느냐며 오히려 화를 낼 때도 있다.

내가 그 여자 머리채라도 휘어잡아야 겠다고 했더니 그럼 자기에게 보복이 돌아온다며

오히려 날 몰아세우고 성당엘 다니든 절엘 다니든 정신과 치료를 다니든 내 마음을

추스려 보란다.

 

가증스럽고 뻔뻔하다.

내 아이의 애비지만 저주할 수 밖에 없는, 이런 상황에서도 그 여자만을 감싸고 돌며

나에게는 무조건 용서하고 받아들여줄만을 요구하는  그런 남자가  내 남편이라는 것이 너무 저주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