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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십년을 넘겼어요


BY 아직서른아홉 2004-02-05

스물여덟, 결혼하자마자 지금 이 직장 잡아서

현재까지 다니고 있어요. 이제 설 지났으니 마흔됬구요..

쉽게 말해서 경리경리 하지만 경리일만큼 노하우가 필요한 일도 없을거예요.

업무하랴 전화응대하랴, 소기업이면 손님접대에 거래처관리등등

회사의 전반적인 살림을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죠.

아가씨 직원들이 몇달을 못넘기고 자꾸 바뀌니까

기혼자를 처음으로 쓰신다며 저를 채용하셨는데 십년넘게 버티고 있네요..ㅎㅎ

처음 이곳에 출근할때는 그래도 20대였고

막연히나마 35세까지만 다녀야지 했었어요. 나이들어서 경리일본다고

회사다닌다는게 괜히 초라해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었죠.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나이들수록 직장에 다니고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실감하게 되구요

회사에서도 싫은내색이나 나가라고 안하는데 왜 먼저 나가나? 뻔뻔(?)해졌구요.

imf전에는 잠깐 그만두고 싶은 갈등도 있었는데

요즘 경제도 어렵다고 하고 특히 아줌마들 어디 특별한 기술없이

직장잡기가 쉬운일도 아니구요. 영업쪽 아니면 일도 별로 없잖아요.

해마다 월급인상 되서 지금 받고 있는 월급도 아깝고

이젠 뭐 마흔으로 접어들었고, 못다녀도 45세까진 다녀야지 맘먹고 다니는중이랍니다.

나이들수록 일해야한다는걸 실감실감해요.

오래다녔으니 회사 분위기 다 파악했고 일도 다 손에 익고

다니면 다닐수록 내 세상으로 편안합니다.

대신에, 처음부터 이미지 관리에 신경을 쓰세요.

집안일이나 사적인 이야기 너무 회사에 자세히 말하는거 삼가하구요,

이런게 괜히 이러쿵저러쿵 구설수가 되고 그러더라구요.

오래다닐 작정을하고 사람들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무난하게 지내구요.

마흔쯤 되어보세요. 직장다닌다고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워하는데요.

용기를 가지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