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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흥리 두꺼비를 살려주세요 2 (퍼온글)


BY 청아 2004-04-12

▲ 지금 원흥이에는... 
 
 

작년 이맘때, 수만 마리의 새끼 두꺼비가 산으로 올라가는 것이 목격되면서 전국적으로 관심이 집중되었던 산남3지구는 지금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새끼 두꺼비 발견 1년이 지난 오늘의 원흥이 방죽에는 포클레인과 벌목용 톱날 소리 요란한 공사장 소음과 느티나무 한켠 에서 원흥이를 지키라는 농성용 천막이 공존하고 있다.

거의 매일, 서너 번씩 곳곳에서 공사 강행하겠다는 인부들의 목소리와 공사저지를 외치는 원흥이 사수 100인 행동단이 충돌하고 있다. 지금 원흥이 방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간추려본다.

"술에 취한 공사관계자들 협박과 폭행, 그중 한 명은 낫을 들고 있었다"
염우 충북환경련 사무처장은 지난 3월 27일 공사를 못하게 했다는 이유로 돌려보낸 인부들이 점심시간후 술에 취한 채 농성천막 쪽으로 다가와 "왜 공사방해를 하느냐"며 폭언과 멱살 잡이를 했으며 그 과정에서 대보건설 공사책임을 담당하고 있는 모씨는 낫을 들고 협박을 하며 대책위 관계자를 폭행을 하기도 했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원흥이 대책위측은 이번 폭행사건에 대해 고소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산남3지구는 2월 17일 기습적인 벌목공사 시작으로부터 발생한 원흥이지키기 100인행동단과 첫 번째 충돌 이후 2월18일부터 공사인부들과 천막농성에 돌입한 현장 농성팀 과의 밀고 밀리는 공사저지 몸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원흥이 대책위 측에서는 2월 24일 토지공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항의방문을 통해 공사를 중지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토지공사에서는 이미 생태공원으로 7000평을 조성하고 있는데 더 이상 양보 할 것이 없다며 공사강행의 입장으로 밀어붙였고, 이에 대해 대책위에서는 "토지공사에서 이야기하는 생태공원의 대부분은 원래 보존키로 한 근린 공원에 다름 아니며, 시민들의 요구를 전혀 들어주지 않았으면서도 언론플레이를 통해 마치 뭔가 양보 한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며 항의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토지공사에는 '공사방해중지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하였으며 이 서류에는 환경단체원들의 법원소환요청과 진입금지규정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원흥이 대책위에서도 변호사를 선입하고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준비중이며 조만간 서류제출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주민들에 의해 무산된 총선기획단 발족식
한편 대책위측에서는 지난 3월 15일부터 100인 100일 릴레이 1인 시위를 법원 앞에서 시작하였으며 17대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원흥이 생태문화보전 핵심의제 정치포럼 제안 및 총선기획단 발족식'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원흥이 방죽에서 실시된 3월 26일 총선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국회의원후보들이 참석한 발족식 행사에서 산남3지구 이주민들 10여명이 방해를 하며 난동을 부려 결국 행사가 무산되는 일이 발생했다.

애초 대책위에서는 이번 발족식을 통해 산남3지구 원흥이 생태보존운동을 60만 도시 청주시의 대규모 공원조성을 위해 산남3지구를 생태공원으로 주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정치적 의제로 포함시켜 문제해결의 주요 토론주제로 상정하겠다는 목적이었다.

또 이번 발족식을 기회로 청주지역내 국회의원후보들이 참여하는 총선기획단을 발족시키고 원흥이 문제에 대해 반대하거나 모호한 입장을 가진 후보에 대해서는 낙선 및 당선운동까지 고려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추진한 일이었다.

그러나 산남3지구 이주민들은 대책위가 토지공사충북지사에 생태보전을 요구하는 바람에 공사가 중단되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며 행사 서명대로 설치한 책상을 집어던지고 마이크를 물리적으로 빼앗으려 하는 등 실력행사를 통해 행사를 무산시켰다.

이에 대해 원흥이보존대책위에서는 "이번 행위에 대해 불법적인 이주자택지 분양권 불법 전매사실에 관한 제보가 있어 확인을 해야 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으며 토지공사측에서도 이날 행사를 막겠다고 이야기 해왔는데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 이들의 정확한 의도가 무엇인지 조사하여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무산된 핵심의제 답변서는 29일까지 총선후보자들로부터 취합하여 언론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원흥이에 나타난 두꺼비떼와 법정보호종 맹꽁이
산남3지구의 공사강행과 보존을 위한 인간들의 충돌과정에서도 원흥이방죽 주변에는 자연의 봄맞이로 분주한 날들이 지속되고 있다. KBS환경다큐 촬영진들이 확인한 가제들의 산란과 부화과정이며 각종 조류들의 이동모습, 더구나 100년만의 폭설 전 주에 이루어진 두꺼비들 수 백 마리의 출현과 짝짓기 광경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대규모로 선사했다.

"두꺼비들이 산란을 시작하여 알을 낳기 시작한 다음날 폭설이 내려와 작년보다 두꺼비알이 훨씬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얼어죽어 허옇게 떠있는 알들이 많다"는 자연안내자 모임의 한 주부의 안타까움까지 섞여 원흥이는 자연에 순응하고 있었다.

지난 3월 27일 산남3지구의 보상문제가 풀리지 않아 다 떠난 원흥이마을을 지키고 있는 또다른 피해자인 박문규씨의 비닐 하우스에서 그동안 울음소리로만 확인되던 법정보호종 맹꽁이가 나타났다. 맹꽁이는 환경부에서 멸종 위기종으로 공식 법정보호종 규정이 된 양서류중 하나이다. 옛날에는 맹꽁이 울음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 할 정도였다는 그 유명한(?)맹꽁이의 출현으로 산남3지구는 보존의 목소리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원흥이 대책위에서는 종교계인사들 100명이 참가하는 '원흥이 마을 100일 생명기도회'를 4월 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기도회 기간 중에는 전국 환경단체 대표들과 성직자들이 매일 하루씩 참가하여 탐방객들과 함께 진행하며 집중적으로 탐방객을 맞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고 한다.

또한 '두꺼비 탐방축제'를 4월 3일부터 5월 31일까지 진행하고 각종 체험학습 프로그램과 두꺼비 생태학교, 두꺼비 축제 등 대규모 시민 참여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마지막 일요일이던 28일 원흥이 방죽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도시락을 싸와 가족과 함께 하는 사람들로부터 봄나물을 캐러온 사람들, 자전거를 타고 나온 어린이들 등 저 멀리 공사중인 포클레인과 벌목 당한 산자락 능선을 마주보면서 여전히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어지게 하는 원흥이 방죽에도 봄은 성큼 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