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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이란....


BY 나는.... 2004-05-28

필요한 곳이 있어서 결혼8년만에 호적등본을 처음 땠다.

난 처음에 우리 호적등본이 잘못된줄 알았다.

생전 들어보도 못한 여자들의 이름이 줄줄이 쓰여있는것이 아닌가?

혼인신고 이혼신고 혼인신고 이혼신고...... 4번씩이나 일년도 살지 못하고 정리가 된 서류...

순간 난 너무 황당해서 신랑에게 이게뭐야? 했더니 우리 신랑 아무렇지도 않게 "원래 아버지가 전적이 화려하잖아" 그걸로 끝...

평소에 끼는 항상 보이시는 아버님이셨지만 그러줄은 몰랐다.

결국에 제일 밑에는 우리 어머님의 함자가 들어간 혼인신고가 되어있긴 했다.

한평생 고생만 진탕 해오신 어머님이 오늘따라 너무 불쌍해 보였다.

생활비 한푼 안 내놓는 아버님 때문에 지금까지 한평생 생활전선에 뛰고 계신다.

그러면서 맏며느리인 내게 강요아닌 강요를 하신다.

자신 한사람의 희생으로 그나마 집안이 흔들리지 않고 견딜수 있었다고, 여자가 희생하면

모든 사람들이 편안해 진다. 그러니까 너도 너 하나 희생해서 집안을 평안하게 만들어라.

난 이해할수 없다.

어머님이 희생하셔서 집안이 평안해졌다고 하지만 지금 어머님께 남은 것은 뭔가?

생계유지를 위해 고생하시면서 얻은 관절염과 가난.... 아직도 정신못차리는 아버님 수발

난 할수 없다.

내 자신을 희생하고 포기하면서까지 집안을 지키고 싶진 않다.

나중에 나도 어머님나이가 되면 내게 남아있는것이라곤 .........

난 분명히 말했다.

나는" 내 자신 하나 희생해서 집안을 평안하게 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아요.어머니 세대는 그게 미덕이라고 여겼을지 몰라도 지금 우리세대는 달라요.저에게

희생하라고 말씀하시지 마세요".저도 제 생활을 가지고 싶어요"

아무 말씀이 없으신 어머님.

그런 어머님이 더 애처로워 보였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평생동안의 어머님만의 희생.....

지금이라도 어머님의 인생을 찾아주고 싶지만 우리도 여유롭지 못하니 ......

그래도 난 우리 어머니가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