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 삼년차.
22개월된 딸 하나.
요즘 월세방 살아도, 개나소나 다 차 끌고 다닌다는데, 우리는 아직 똥차 한대 못굴린다.
뭐 자동차가 옛날처럼 부의 상징도 아닌데도 말이다.
콧구녕만한 전세살이에 무슨 차냐 싶어서 아직 이러고 있는데, 오늘은 그놈의 차 때문에 너무나 속상하다.
나 사는곳은 서울 강북끝쪽인데, 오늘 아침, 남편이 쉬는 토요일이라 시댁 형님과 시누이들이 모여사는 영등포엘 한번 갔다 오잖다.
날씨를 보아하니 비도 오고, 태풍이 온다는데, 애 델고 가기가 좀 뭣했지만 남편이 근 반년만에 지 피붙이들 보고 싶다는데 (난 친정옆에 살고, 언니랑도 가까이 살아서 매일 만나니까) 그러자 했다.
집을 나설때 까지만 해도 비가 올듯말듯 했었는데 지하철 한시간 반 타고 영등포에 내리니 비가 쏟아지네.. 허 참..
난 애를 안고, 남편은 우산을 받치고 빗속을 뚫고 어찌어찌해서 도착하니 몸은 거의 비에 흠뻑 젖고, 형님네랑 두 시누이네 집을 차례로 방문하는동안 비는 어찌나 많이 오는지.. 쬐끄만 애 데리고 빗속을 왔다갔다 하려니 정말 짜증이 났다..
저녁먹고 다시 우리집에 오려고 나서는데 비는 더욱 많이 쏟아지고.. 형님네랑 시누이네는 모두 차가 있으면서도 전철역까지라도 좀 태워주면 좋으련만, 어찌그리 야박한지 현관문앞에서 잘가! 한마디만 내던지고.. 참 시자 들어간 인간들이라니..
아홉시 넘어 내집이라고 기어들어와 지친 몸으로 글을 쓴다..
울 딸.. 하루종일 비맞으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녀 피곤한지 금새 잠들고, 남편도 옆에서 코곤다..
신경질 나서 이참에 똥차라도 한대 사야겠다.
차 없으니 어디 마트가서 쇼핑한번 편히 할수가 있나, 애 데리고 자유롭게 어디한번 갈수가 있나.. 맨날 애 업고 짐보따리 들고.. 에휴 ...
친구들이며 후배들까지 차 없는집은 우리집 밖에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