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08

매일 전화하시는 친정엄마


BY 행운의 여신 2004-08-04

제가 직장을 그만둔지 한달 되었거든요.

직장다닐 때도 토요일만 되면 전화하셔서 만났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집에 있고 또

엄마가 땡칠이를 십년키우다 보내서

쓸쓸하신지 더욱더 저를 찾네요.

 

결혼전엔 빨리 친정에서 탈출해서 결혼하고싶었어요.

돈을 벌면서 꿈을 실현시키려니 두배로 힘들었고

또 오빠들이 생활력이 없어서 돈을 벌어도

생활비로만 들어가고 정작 내손에 쥐어지는건 거의

없었답니다. 그래서 자기가 벌어 자기가 쓰는

친구들이 저축도 하는 친구들이 많이 부러웠지요.

 

전 십만원정도의 용돈만 빼고 엄말 드렸어요.

그래도 엄만 항상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그랬어요.

다 게을르고 직장에 적응을 못하는 오빠들때문이었지요.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그래도 전 오빠들을 미워하진 않아요.

또한 엄마도 무능한 아빠만나서 고생만 많이 하셨어요.

아빠가 일찍 돌아가셔셔 고생 정말 많으셨죠.

그러다 지금은 다리관절이 안좋아서 그리고 연세도

있으셔서 집에서 쉬시고 있는데

친구도 별로 없고 취미도 없고 (젊은 시절 먹고살기 바빴으니...)

그나마 땡칠이 돌보는게 낙이었는데

지금은 땡칠이도 없으니

정확히 오전 열한시만 되면 전화가 옵니다.

뭐 중요한 얘기도 아닙니다. 그냥 하는거지요.

(밥은 먹었냐- 옛날분들은 이게 인사지요)

(뭐 먹었냐... 덥다 . 우리집에 에어컨 있으니 놀러와라.)

 

만난지 한참 됬냐구요?

바로 어제 만났습니다. 요즘엔 일주일에 두세번은 봐요.

어제 한의원에 간다고 하니까 엄마가 따라간다고 하시더군요.

저야 뭐 혼자가는 것보단 낫지만

엄마는 절 결혼시킨걸 알기나 알까요...

우린 오히려 제가 결혼한 다음에 친구처럼 친해졌어요.

제가 결혼을 계기로 엄말 더 이해하게 되었구

엄마또한 제가 결혼을 하니 저의 빈자리를 느끼며

그래도 딸인 네가 도와줘서 제사도 손쉽게 지내고

그랬는데.... 하십니다.

바로 저의 진면목을 느끼신거죠 ^^

 

그런데 엄마가 저에게 너무 의지해서 어떨땐 부담스럽습니다.

금쪽같은 내새끼라는 드라마있죠?

그정도는 아니어도 그래도 비슷합니다.

울신랑도 막내 저도 막내거든요.

서로 집안에서 각별하죠.

게다가 시댁도 친정도 가까워요.

그러니 평일엔 엄마만나랴 ....

(물론 싫다고 해도 되지만 엄마가 안되보이잖아요.거절하면...)

주말엔 또 어김없이 시댁에서 오라고 전화가 옵니다.

물론 전화줄 빼고 잠수하고픈 생각도 들지만(평일이든 주말이든)

그래도 이건 도리가 아니다싶기도하고...

울신랑도 저처럼 마음이 약합니다, 부모님께는요.

 

지난 주말이었어요.

공돈이 생겼다고 아버님이 맛나는걸 사주신다고 합니다.

(결혼하고 우리가 내면 냈지 몇년간 한번도 얻어먹은 적은 없거든요)

얼씨구나 빨리가자고 했는데

울신랑 그돈 쓰지말라고

그냥 집에서 먹잡니다.ㅜㅜ

(도대체 왜 부모의 호의를 자식내외사주고싶은 호의를 무시하지?)

라고 전 생각했어요.

울신랑 버티다가 끝내 효자인지라 못이기고

기분좋게 외식했어요. 아버님은 다 싫다고 회먹자고해서

십만원짜리 맛나게 먹었지요.

이 자리에 우리애기가 끼면 (있지도 않은)

얼마나 분위기가 더 화기애애할까 생각했어요.

울신랑 똑닮은 애기...

맛나게 먹었는데 울신랑이 없어졌지 뭐에요.

헉 &&

글쎄  엉덩이 무거운 울신랑 어느새 가서 카드를 긁고 말았네요.

도대체 왜 사주신다는데 자기가 기어코 계산하는지 원...

 

신랑이 쬐금 미웠어요.

남편은 회사 동료 부하 시댁식구모임 친구모임등등 자기가

돈을 내야지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입니다.

아니 왜 남들로 부터 사주는 즐거움을 빼앗을까요?

그쵸? 여러분.

물론 저랑 연애할 때도 남편이 많이 냈어요.

제가 차는 살 때도 있었구요.

남편 만날 때 저 백조였거든요. ㅎㅎ

그런 넉넉한 마음이 좋았었는데 결혼하고는

너무 좋은 것만은 아니네요.

자기가 무슨 사장이냐구요 무조건 자기가 내게...

 

뭐 가족끼리 맛나게 먹었으면 됬지요.

 

지난주에는 엄마와 반헬씽이라는 마녀나오는 영화를 봤습니다.

환갑넘은 분은 울엄마뿐이었어요.

즐거워하더군요. 저도 즐거웠구요.

그 아름답던 엄마가 목소리 따랑따랑했던 엄마가

이제 거동도 느릿느릿해진게 어느새 노인네티가

나고 이빨빠진 호랑이 같아진 엄마가

참 가슴찡하게 하네요. 숫제 큰소리 탕탕 치실 때가

좋았는데요.

냉장고에는 엄마와 시어머니가 담가준 김치로

거의 포화상태입니다.

저는 이상하게 애들하고 어른들한테 인기가 좋더군요.

아마 남자에게 이렇게 인기많았음 골치아팠을겁니다.

 

그냥 어른들에게 효도하는길은 그분들 말씀에 귀기울이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하네요.

저는 제가 효녀라고 그리고 착한 며느리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아요.그냥 최선을 다하려고 할뿐이죠.

저도 속상해방에 가끔 들락거리구요

울엄마 전화로 엄마의 올케를 (외숙모)아직도

흉을 볼 땐 듣기가 참 그렇습니다.

외숙모는 외며느리로 시집와서 시누 셋있는집에

우리 외할머니를 모신 훌륭한 분이라 생각하거든요.

게다가 무조건 오라시는 (주말에) 시부모님이

사실 짜증날 때도 있어요.

 

하지만 늙는 것도 서러운데... 라는 말이 있죠.

한해한해 우리엄마도 또 시부모님도 늙어갑니다.

저도 어느새 늙나봐요.

점점 철이 들어가네요.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