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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그 이유 없는 아픔 **♡


BY 별바라기 2004-08-06

       








    중년, 그 이유 없는 아픔

                                     글 / 에스텔

    어설프다.

    겁없이 들어선 중년
    썰렁 벗은 뱀 허물처럼
    얼 멍  얼 멍 빈 껍데기
    덜 익은 살구 나무의 잔상
    며칠째 밤잠 설치고 중년을 앓았다

    휘날리고, 흔들리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아파 보이고 맥없이 슬프다
    고들빼기 다듬고난 손맛처럼
    입안은 쓰다

    메마른 가슴,
    벌겋게 불달은 닭발 몇개로
    미완성의 고뇌
    오늘도 쓴잔을 부었다
    발 자욱 널린 후비진 골목
    날 벌레 겁없이 달려드는
    가로 등 불빛에 치솟는 흰머리
    중년은 떠든다

    고통이 연장되는 도시의 샛바람에
    뼈마디가 시립다
    마음도 시려 한밤 책을 폈다
    뿌옇다

    삶의 두려움으로 번연히 초조한 중년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사랑이 빈곤하니
    영혼도 빈곤하다
    내 중년은 늘 허기지고, 그냥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