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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꽃을 보러...


BY 리 본 2004-08-10

배롱나무꽃을 보러...
DSCN0008.JPG (97k) 


작년 여름에 만수동 만수시장앞에 있는 만수여자중학교 뒷교정에 우연히 들어 갔다가
낙화가 하나도 없이 싱싱하게 핀 흰배롱나무꽃을 보고 놀라 그만 탄성을 지르고
그 감동이 행여 사그러 들까봐 허겁지겁 샷타를 눌렀던 적이 있었다.

올여름이 시작되면서 새로산 카메라로 깨끗하게 핀 흰배롱나무꽃을 잡아보리라
결심하고 은근히 벼르기도 했는데...
올여름은 정말 무난하게 나기 힘든 일들이 많이 생겨 차일 피일 미루다가
어제 오후 땡빛이 좀 사그러들 무렵에 배롱나무꽃이 눈에 삼삼해서
마을버스를 타고 만수여자중학교로 향했다.

두근거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교정모퉁이를 돌아 당산목처럼 우뚝서있는 배롱나무곁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다리에 힘이 좌악 빠지고 실망감이 전신을 짓눌렀다.

작년에 그렇게 흐벅지게 피었던 배롱나무꽃은 이미
땅바닥에 낙화 한점도 없이 미이 다 져버리고...

하늘과 가장 가까운 가지에 하늘바라기를 하고
흰배롱나무꽃 몇송이들이 허접함이 하나도 없이 깔끔하게 달려 있었다.

나는 언제라도 흰배롱나무꽃을 만날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흰배롱나무꽃은
복더위에 지친몸을 맡기고 하롱 하롱 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