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12

참말로 기분 거시기허다..


BY 둘맘 2004-10-05

지금 임신 4개월째, 첫째 아이는 25개월..

 

지독한 입덧으로 고생하다 이제 아주 쬐끔 살만하여 오랫만에 친구네 집을 가기로 했다.

 

지하철을 한번 갈아타고 가는 길이라 좀 멀었지만, 날씨도 좋고 하여 기분 좋게 갔다가 점심먹고 잘 놀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내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어오던 딸내미가 점점 걸음이 느려지더니  졸고 있는게 아닌가.... 음..  딸내미를 안고 지하철 까지 들어오긴 했지만 너무 힘이 들어서, 그만 의자 있는데 까지도 못가고 갈아타는곳으로 걸어가는 길목에 기냥 주저 안고 말았다.

 

세상모르고 자는 애를 안고 깨기를 기다리면서 지친 모습으로 앉아 있자니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힐끔 거리는데, 그중 웬 할아버지 한분이 오더니만 아주 불쌍한 표정으로 뭐라고 뭐라고 하더니만 지갑을 꺼내려고... 하는게 아닌가.. 헉!!!

 

내가 요즘 컨디션이 안좋고 하여 잘 꾸미지도 못하고,  그냥 저냥 하고 다녔더니 애 안고 앵벌이 하는 아줌마로 보였나부다.. 허거덕..!

 

너무 황당하여 그냥 애를 다시 들쳐매고 휘리릭~~ 계단을 뛰어올라 마침 오던 전철을 잽싸게 올라탔는데 참말로 기분이 거시기 한것이... 쩝..

 

정말, 이런 기분을 뭐라고 해야할까..

 

챙피해서 신랑한테도 말 안하고, 그냥 내 자신이 한없이 궁상스럽고, 불쌍하고, 초라하여 이렇게 주절거려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