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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병


BY 구르는 낙엽 2004-10-20

일주일 뒤에 결과를 제출해야 하는 일거리가 있다.

작년에도 허둥지둥 그 결과를 냈는데 겨우 꼴찌를 면해서 올해는 정말로 열심히

차근차근 계획 세워서 잘 해 보리라는 결심을 굳게 했었다.

 

그런데 10월 접어 드니 마음은 가을로 날아 들어가 버리고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컴을 열고 해야 하는 작업이라 컴을 켜는 순간 작업방으로 가지를

못하고 가입한 여러 사이트만 돌아다니다 아무일도 못하고 컴을 도로 닫아

버린다.

 

벌써 열흘째 이러고 있다.

가을을 타는 것 같아 이틀간 명승지를 찾아 걷잡을 수 없는 마음을 달래고

왔건만 여전히 이러고 있으니 답답함을 너머 이제 내 자신이 싫어진다.

 

늘 이랬다.

어떤 일이던지 막바지에 다다라서 허급지급 처리해 왔다.

끝내고 난 후는 바로 후회의 강에 젖어 며칠을 또 잠도 못 이룬다.

머리속에 이렇게 할껄...저렇게 고칠껄......아이디어가 다시 떠오르고

.........

 

결국은 내가 짊어진 , 해결해야 하는 일은 나의 게으름이다.

아침 편지에서도 이 게으름은 사람이 경계해야 할 6섯가지 항목에 들어

있다고 하더만.........

 

조금전에 내가 가입한 사이트를 몇 개 탈퇴를 했다.

그렇게 하면 좀 나을려나....

 

창을 열어도 갈 수 있는 공간이 줄어 들어 좋은데 여전히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오전을 보내고 이렇게 또 오후를 맞는다.

 

능력없는 일에 괜히 손을 대어서 이렇게 고생한다 싶은 생각이 수백번

올라 오나 처음에는 이것조차 하지 않으면 아니 될 것 같아서 욕심을

내었다.

 

늘 나를 갉아먹는 이 게으름을 어떻게 탈피할것인가

마감 날짜는 다가오고 거들 사람도 없는 집안일은 수북히 쌓여가고

씻어야 할 그릇들이 늘어가지만 식기세척기에 넣는 것 조차 하기 싫다.

 

온 집안을 난장판 만드는 두 아들 사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개 한마리는 베란다를 초토화하고 있다.

 

모든 직원들이 바닷가로 떠난 지금

나 홀로 앉아서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 보며 내 자신이 한심을 넘어

불쌍해지기까지 한다.

 

이 게으름이......

몇 번이나 나를 좀 먹었던가

이것은 자가진단을 해 봐도 심각한 병이다.

 

이제는 정말로 일에 전념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