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금 결혼한지는 삼년이 넘었고 임신 삼개월 입덧이 아주 심합니다.
처음엔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님이고 내가 친정아버지가 없기에 시아버님이
생긴게 너무 좋아서
정말 잘해드려야지 생각했어요.
처음 시집왔을 때 형님들이 셋이서 (큰형님, 둘째형님, 저)
시댁근처에서 산책할 때 그러시더라구요.
시부모님께 받은 것도 없구 잘하고 싶은 것도 없다구요.
전 초보며느리니까 시부모님을 그땐 몰랐었구 그냥
그런가보다 했어요.
남편과 소개로 만났는데 소개시켜주신 분께 시아버님이 분명 집을 사주신다고 했는데
한푼도 안보태시고 우리가 대출받아 아파트를 장만했을 때도
전 불만이 없었어요. 오히려 연세드실 때까지 슈퍼를
하시는게 안타까워 슈퍼도 시간날 때 새댁인 제가 봐드리고
전 평일에도 수박이며 이것저것 시부모님 좋아하시는 걸
사다가 혼자서 낑낑거리며 가서 어머니 말벗도
해드리고 (낮에는 어머님이 집에 계셨죠) 집안일도 해드리고
했어요.남편이랑은 맞벌이 할때도 일이주에 한번은 꼭
시댁에 갔죠.
처음 시어머니께 실망한건 첫추석때였어요.
결혼하고 첫추석 때 시어머님이 추석 전전날 아침에 다짜고짜
전화하셔서 빨리 안오고 뭐하냐고 저에게 소리를 냅다
지르시는거에요. 전 오후에 갈려고 했다니까
(형님들은 벌써 다왔다고 빨리 와야 !)이러고 전화를
툭 끊으시는거에요.
알고보니 큰형님이 지방에 계시는데 오겠다는 날짜보다
하루 더 일찍 오신거에요.
나중에 알고보니 남편이 얘기해주었는데 음식욕심많은
시어머니가 차례도 안지내는 집에서 음식을 많이 장만하려고
장은 많이 봤는데 두형님이 일할 생각은 안하고
띵까띵까 시어머님 눈에는 노닥거리고만 있으니
화딱지가 나서 저를 본보기로 전화에 대고 호통친거라고
시어머님이 얘기를 했대요.제 남편에게요.
전 정말 자존심이 센 저는 그말을 듣고 부들부들 심장이
떨리더군요. 그때 저를 너무 만만하게 보신 시어머님이
너무 미웠어요.
큰형님은 커리우먼이고 언제나 늘 당당하고
늙어서 큰며느리에게 봉양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언제나 큰형님에 대한 불만은
저에게만 늘어놓으시는 시어머님. 둘째와 막내인 저에게
대하시는건 정말 다릅니다. 각별하시죠.
두려워하는 듯도 해요.
반대로 둘째와 막내인 저는 시시때때로 언제나
불렀을 때 안간다고 말하면 불호령 떨어집니다.
세상에서 가족간의 형제간의 우애를 제일로 치시니까요.
너무너무 자식하고 며느리에게 인색한
시부모지만 그래도 좋은 점도 있어요.
김치도 자주 담가주시고 먹을거 나눠먹는걸 좋아하십니다.
임신했다고 반찬도 자주 해주십니다.
근데 제가 제일 답답한건
저식구들은 시부모님에게 한번도
거절을 한적이 없다는거고 저또한 해서는 안되는건데
제가 친정아버지없이 자유롭게 엄마가
민주적으로 절 키워서 그런지 전 정말 사회생활하면서도
싫으면 싫다고 얘기하면서 살아왔거든요.
즉 어디에 구속되는걸 굉장히 싫어하고 뭐든
알아서 어렸을 때부터 내자신이 나를 책임지는게
습관이 되서 나이 서른 넘어 누가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것에 굉장히 거부감이 든다는겁니다.
우리 친정오빠들도 저에게 한번도 이래라 저래라 한적이
없고 그냥 자기가 알아서 잘하려니 ~ 하면서 믿어주는 편이죠.
그런데 우리시부모님은 자식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나부터 열까지 간섭하시는 타입이에요.
결혼해서도 집을 사주시지는 않으셨지만
근처에 얻도록 남편에게 지시하셨고 아무튼 지금도
간섭은 계속되고 있습니다.그래도 간섭가지고 불만을 얘기한적은
한번도 없고 그냥 제가 아랫사람이니하고 따랐어요.
시시콜콜한 간섭두요.
무엇보다 사람이 싫은건 싫다고 의견을 낼 수 있는건데
그걸 못되먹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시어머니에요.
이번에도 그랬어요. 시어머니 생신이 오늘인데
전 어제아침에 갈려고 마음먹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시어머니가 화가 나셨다고 하더라구요.
지방에서 큰며느리가 일이 있어 못온다고 해서 화가나셨대요.
그래서 이번에두 토요일에 둘째형님만 오셨다고
토요일에 어머님에게 전화가 왔어요.
빨리 안오고 왜 괘씸하게 남편만 보내냐구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어머님 , 제가 일부러 그이만 보낸게
아니구요 가방갖다드리러 그이가 퇴근하는 길에
잠깐 들린거구 우린 내일아침에 가기로 (일요일아침)
얘기가 됬는데요. 그랬더니 글쎄 시어머니가
전화선 사이로 보이진 않아도 그렇지 않아도 큰형님때문에
화가 났는데 요 머리에 피도 안마른 막내가
(시어머니는 70을 바라보세요)
오라면 올것이지 말이 많다고 생각하셨겠죠.
전 그랬어요. 어머님, 저요 요새 입덧이 너무 심해서
계속 먹지도 못하고 누워있었거든요.
(사실 잠도 제대로 못자요)
내일아침 일찍 갈게요. 라고 좋게 말씀드렸는데
(제특징이 아프면 정말 누가뭐래도 고집부립니다.)
오늘 아픈데 내일은 낫겄냐 . 내일도 오지마야! 하시면서
전화기를 또 툭 끊으시대요.
저 압니다. 큰형님때문에 화나셨는데 저에게 또
화풀이하시는거. 이번이 몇번째는 되요.
제가 그렇게 잘못했나요.도대체 토요일에 가는거하고
일요일에 가는거하고 뭐가 그렇게 틀릴까요.
왜 언제나 큰형님에게는 너그러우시면서
(큰형님은 일년에 한두번 보고 전 수십번은 보시면서...)
저에게는 그렇게 호통이신지 모르겠어요.
아랫사람이 왠만하면 맞춰야한다는걸 알지만
그런거 있잖아요. 아프면 정말 너무너무 가기 싫을 때요.
안간다는 것도 아닌데 왜 너그럽게 이해를 안해주시는지 원...
남편하고 정말 시댁일 아니면 우린 정말 싸울 일이 없거든요.
제가 뾰로통해 있으니까 남편이 그러더군요.
(아니 부모가 자식에게 화풀이 할 수도 있지
왜그렇게 민감하게 구냐구요. 그냥 들어드리면 될걸....)
남편이 과연 장모에게 화풀이를 당했으면 그런말을 할까요?
우리엄만 물론 사위에게 그럴사람도 아니고 사위가
일년가야 전화한번 안해도 혼낼줄도 모르시는 분이에요.
저요? 제가 시댁에 그러면 당장 불호령이죠.
저에게도 든든한 친정아빠가 계셔서 저사람의
이기적인 면 (시댁만 챙기는) 을 혼줄을 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아무튼 어제도 바리바리 음식을 싸주셨지만 전 하나도
안반가워요. 처음엔 저런게 너무 고마웠는데 이제는 음식안주셔도
제발 제발 제마음에 상처만 안주시면 좋겠다는게 바람이고
무엇보다 제발 절 화풀이 상대로 봐주시지 말았음 하는게
바람이네요.
무조건 복종하려니 제가 너무 답답하고
제의견을 말씀드려 좋게 거절하려니 호통은 불가피하고
혹시 제가 시어머님의 마음을 너무 못이해하는 걸까요?
절 제발 아이취급하지 말고 성인으로 대해주셨음 하는
사람이 싫으면 싫다고 할 수 있다는 걸 시어머님이 인정하는건
불가능하겠죠. 70평생을 그렇게 사셨으니까요.
코앞이 시댁이라 정말 숨이 막혀요.
전화벨소리만 들어도 노이로제 걸릴 것같아요.
언제 또 시어머님이 호랑이로 변하실지 모르니까요.
시부모님이 절 편하게 생각하고 이뻐하는건 사실인데
전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요.....
그때 저와 시어머님이 통화할 때 옆에 계셨던
둘째형님은 제가 일요일에 간다고 하니까 제용기에 과히 놀라셨다고 하더라구요.
둘째형님은 시부모님께 절대 거절을 못하시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