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잠깐 올거라하더니 아침부터 햇님 구경하기 힘들다.
...늦잠자는 둘째아이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너도 편하고 나도 편
하자고 아침에 늦게까지 재워버릇했더니 이제는 아침마다 전쟁이다.
...축처진 어깨와 저절로 감겨져 내려오는 눈꺼풀을 벌리려고 설겆이고 청소고 뭐고 다 뒤로
미루고 슈퍼에가서 커피 믹스 사와서 한잔하고있는데 - 가득쌓인 주방의 지저분한 설거
지거리와 칸칸마다 불필요한 것들로 잔뜩 수납되어져있어서 항상 어
수선한 부엌살림들이 날 무능한 주부로 다시한번 인식시켜준다.
...따르릉 울리는 전화벨 소리 - 이번주말에 모이기로한 친정 식구들모임에 내가 관리하고
있는 회비 통장의 내역을 언니에게 점검받았다. 총무(?)로서의 자질도
부족하구나...
...아참! 첫째 아이에게 박람회 관람 신청 해둘테니 걱정말고 학교갔다오라 했는데, 마감시간이 오후가 아닌 오전 10시였구나!!! - 허겁지겁 뛰어가보니 휑하니 찬바람만 불고 있구나.
결국 할인받아 입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래,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할인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야. - 기대를 하고 컴퓨터 앞
에 앉았는데 이놈의 검색내용이 나를 약올리고 있다.
학원에서 하는 작은 음악 연주회를 앞두고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딸아이에게
"......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자신감이라고...... 공부잘하는것 태권도 잘하는것 피아노 잘치는것 노래잘하는것 뭐 이런것보다 더 중요한것은 자신감이야....."
라고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주고선 막상 나는 자신감없는 모습으로 오늘 이렇게 허공을 헤매고 있구나...
아!! 내 자신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있나?
빨리 나에게 와서 날 팍 일으켜 세웠으면 좋겠다.
자신감.
내가 잘하는것?
내가 하고싶은것?
그게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