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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아침에도


BY 게으른 엄마 2004-11-20

요즈음 부쩍 "돈"에 예민해진 아빠의 마음을 오늘 아침에도 박박 긇어 놓았다.

1학년 딸아이가 빠릿 빠릿하지 못한 행동으로 매일 아침 큰소리내고 울려보내기 태반사인데 오늘은 어쩌자고 8시에 기상을 해버렸을까?

그것도 뒤숭숭한 꿈자리만 아니었더라면 학교 공부시작하고 아빠 직장이 한참 바쁘게 돌아가고 있을때까지도 쿠울쿠울 잘 자고 있을 뻔 했다.

게으른 엄마,

거북이는 그려러니 하고 쳐다보니 덜 답답한데, 이놈의 딸 아이는 내속으로 났지만 너무 답답하다.

마치 거울로 내 모습을 보는것 같아서 창피하기도 하고, 게으른 저 습관을 어떻게 고쳐줘야하나 걱정되기도 하고 심히 염려되는바가 크다.

나도 그 옛날 밥은 못먹더라도 약속시간 만큼은 칼처럼 잘 지키던 시절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약속보다 더 중요한것은 내 몸의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밥한술이 되어 버렸다.

이런 내 모습이 아빠에게도 당연히 거슬렸겠지.

하지만 아빠는 어쩐일인지 나에게 직접 뭐라하지 않는다.

딸아이에게 화살이 돌아가는것 싶다.

물론 그 순간 그 화살의 촉이 나를 향한것이라는걸 뻔히 알고 있지만....

아침마다 눈을 뜨면 재미있는 일이 하나도 없이 한숨부터 나온다.

딸 아이도 마찬가지 이유인듯 하다.

하지만 난 어른이니 책임을 다해 내 할 노릇을 해야 하는데 너무 게을러 졌다.

핑게만 늘어나고.....

하루하루가 힘들고 벅차다.

난 아무것도 해놓은게 없고 잘 할줄아는것도 없고 ... 자신감도 없고...

재미없다.

날 엄마라 해야하는 아이들이 불쌍하고, 날 아내라 해야하는 남편이 불쌍하고, 날 며느리라 해야하는 시부모님이 안타깝다.

좀더 여시같고, 능력있는 엄마, 아내, 며느리였다면 훨씬 더 마음만은 편한 즐거운 그런 집일텐데...

여시같고, 능력있다는것 난 도저히 되질 않는다.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