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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하늘은 어떤지?


BY 문트 2005-01-05

며칠전 12월 31일 "동생 넘보고싶네 우리 중간에서 만날까?"

형님전화를 받았다. 아주버님 승진소식과 함께.. 그래서 내가 수원까지 간다고 하고

형님은 지하철로 수원까지 오시라고 했다

아주버님 승진소식에 난 백화점가서 노세일 브랜드로 와이셔츠 샀다. 사실 울남편이라면

이돈으로 다섯장 살수있지만 이어려운때 승진하셔서 넘기뻐서 거금주고 준비하고

조카선물로 책을사고 형님 드릴 내복사러갔다가 원하는게 없어서 그냥 갔다

우리아이랑 기차를 타고 가면서 여러 생각이 났다

8.9년전  남편이 해외로한달가있고 난 아이랑 형님집에 놀러간다고기차를 탔는데

이기차가 영등포에 안선단다(영등포서 약속)그땐 휴대폰도 없어서 당황하다가

역무원한테 서울역서 영등포가는게 낫겠냐 아님 수원서 다음기차탈까

물으니 차가 막히니 수원서 다음기차타라고 ..그래서 부랴부랴 형님만나고

울형님은 영등포에 내가 안내리자 그자리서 동서 찾느라고 난리가 나고

ㅎㅎ나중에 어떤여자가 할머니도 아닌데 왜그리 걱정하냐구 핀잔했단다.

이제 그때 안고갔던 아이를 짐하나 들수있는나이가 되어서 다시찾게된 수원...

역에 마침 영화관이 있어서 아이들은 거기 들여보내고

형님이랑 나랑수다를 떨었는데 내얘기 하나도 못했다

형님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모양이더라

형님답지 않게 사람들한테 화낸얘기, 나와는 달리 맏이라서 시댁스트레스도

있는지 시댁욕(?)도 해가면 몇시간을 딱붙어서 형님 얘기만 들어줬다.

난 수원까지 1시간도 넘게 갔고 형님은 영등포역서 20분만에 오셔서 나보고

담에는 정말 중간지점인 천안서 만나자고 했다 .

난 노는 여자고 형님은 바쁜사람이라서 내가 더왔다고.. 괜찮다고 하니

형님이 담주엔 집으로 오라고 하신다.

하긴 거기서 20분만 더가면 영등포역이고 거기서 여의도는 가까우니...

"동서 넘고마워 항상 다른사람 얘기들어주다가  이렇게 내얘기 쏟아내니

넘 시원해" 하면서 헤어질때 눈물을 글썽인다.

몇년전에 내가 힘들때 형님이랑 헤어질려니까 내눈에서 눈물이 났었는데

이젠 정말 힘이드시나보다.형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러면서 내주머니에 용돈찔러주신다

"형님 이제 형님돈 맘이 아파 못받아요.저 정말 안받고 싶어요"

하니까 동서야 이건 친정서 받은돈도 아니고 남편이 번돈도 아니고

내가 순수히 번돈이야 형맘받아줘 난 더주고 싶어 내맘이야 사랑해 동서야한다

정말 맘이 아팠다 살기가 힘드신 모양이다. 수표한장을 쥐고 오면서

눈물이 날려고 했다.

세상에 착한사람이 많이 있지만 난 내주위서 울형님같은 사람은 못봣다

정말 형님네가 잘사셨음한다

직장다니며 밤늦게 까지 공부하시는 아주버님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

집에와서 울남편이 수원어디서 놀았냐구 묻자 울아이

"몰라요 수원 하늘도 못보고 영화만 보다가 왔어요"

한다. 웃음이 났다.

이젠 형님 힘들때마다 수원까지 위로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동서야 사랑해 소리만 들었는데 이젠 나도 형님 사랑해요 라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