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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죽어야 될까보다...


BY 막내딸 2005-01-27

케나다 아줌마 임니당.

오늘 오후, 큰 아들 학교 간다고 아파트 문을 열었는데, 나는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내 핸드백이(속에 지갑과 각종 카드들...휴대폰, 다이어리) 얌전히 집 밖에 앉아 있네요. 


지하서부터 시장 본 것을 집 속으로 옮기다, 아파트 복도에서 아마 흘렸는 모양이고, 누군가가 내 주소를 확인하고 왔는데, 속에서 응답이 없자 우리 집 문앞에 놔뒀고요.이곳 아파트는 호텔이나 한국 콘도처럼 양쪽에 아파트가 있어 가운데 긴 복도가 있고 복도는 카펫이 깔려있쥬. (문에는 초인종이 없어 가끔 사람와도 모름)
만 하룻동안 집 현관 밖에 있었고, 휴대폰도 기록상 세번이나 울렸네요...

 

이런 일이 처음이면 내 자신 용서를 하겠는데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한국에서는 남대문에서 지갑을 도둑 맞고, 현금만 없어진 지갑을 관리소에서 찾아 집에 오니, 이번에는 지갑뿐 아니라 핸드빽이 몽땅 없어져... 부랴 찾으니 일층 엘리베이터 앞에 혼자 외로이...  (잠시 엘리베이터 앞에 사온 짐과 빽을 바닥에 두고는 짐만 달랑 들고 집으로!!!)

내 일생 비밀로 하고 싶었지만 카드 때문에 급하여, 온갖 카드 분실 신고를 잃어버린 즉시  직장에 있던 남편으로 하여금 하고,  찾았다고 다시 카드 살려라(돈은 써야되니) 남대문에서 전화하고, 집에와서는 다시 잃어버렸다고 분실신고 하라 하니 .....  남편이 마누라 잡을 먹을 듯이... 남편이 입이 작아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저는 그 입속에서 생의 마감을....

 

어느 날은 외출을 하려는데 죽어라 지갑이 안 보여, 찾다 찾다 포기를 하고 동전을 끌어모아,현관문을 여니, 현관앞에 세워둔 아이의 자전거 바구니 속에 지갑이 떠억허니....(아침에 집에 들어오며 현관문 열때 잠시 얹어 두고 몸만 집으로 !!!)   남편 모름.

 

외국으로 나와서 모든 것이 익숙치 않아 허둥거릴때, 장을 보고 이리 저리 볼 일 보고 집에 오니 또 지갑이 없네요.  은행가는 것도 힘들고 서툴러, 그날은 아예 현금을 백만원 가량 찾아  지갑에 넣었는데....그 지갑을 코트 주머니에 쑥 넣고는 길에 툭~.

 

경찰에 신고하니 나보고 미쳤냐? 백만넌이란 돈을 지갑에 넣었더란 말이야? 응?응?응?
돈이 너무 많아 오히려 안 돌아온다네요.  (이곳 현금 백만원 지참은 참으로 드문일...)
물론 당시 한국에 있던 남편에게 절대, 절대 비밀로 하고 싶었지만, 그뇜의 한국 비자카드 분실신고 땜시 전화를 하니(12시간 시차로 한국은 당시 새벽  4시쯤), 현금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했지만     잠깬 남편 신경질나    으르렁~~~

 

포기를 하고 시무룩 앉았을 즈음, 누군가가 문을 똑똑 !!
추운 겨울 저녁이었는데, 허름한 차림의 케네디언 할아버지가 내 지갑을 들고 직접 집을 찾아와 돌려주네요.  나는 너무 고마와 돈을 좀 많이 내미니... 커피값만 달라며, 달랑 5불(사천원 가량)을 받아 챙기며 걸어 나가는데 다리를 절며 가시네요.

 

지갑은 그렇게 찾았지만 아시죠?   울남편, 한국시각 새벽에 신고 하고 잠들었는데 다시 전화해서 "전화 해버렸어? 벌써? 나...찾았는데..." 하니  "전화비 비쌌기 망정이지 안그랬다면 정신 없는 마누라 그날 잠은 다 잤겠지요. 뭐.

 

이것이 끝인냐?
오래된 기억으로는(15년전) 아이를 달래려, 유모차에 타고 있는 아이 손에 지갑을 쥐어 줬다가 아이와 나만 보무도 당당히 집으로 !!! (비밀 차원이라 신고 안했고 주민등록 새로 해야 했음)

 

이러니 오늘 저 죽고 싶네요.
이런 정신 상태로 계속 어찌 살아갈지.....
옛 할머니들 처럼 속곳 바지에 지갑을 묶어 다닐까요?

 

끝으로

허둥지둥 그냥 보내 버린 케네디언 할아버지를 몇달 뒤 길에서 만났답니다.
허름한 차림 그대로 빵봉지를 손에 들고 계시네요.
뛰어가서 "나 알아요? 하니 고개를 끄덕 끄덕...
뭘 좀 사서 주고싶지만 상황이 안되어 그런데 내가 간절히 원하니 이걸 받아라 하며 돈을 조금 쥐여주니 그때는 웃으며 받네요.   땡큐~~~ 하면서.
그리고 지금도 종종 길을 걸을 때면 그 할아버지를 찾는 버릇이....
(나를 구원해준 몇분 중 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