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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정형근이 좋아졌따...!!(퍼옴)


BY shappy 2005-02-21

갑짜기 ‘정형근’이 좋아져따...^^

내가 개인적으로 정형근에게 과하다 싶을 만큼의 혐오감과 경멸 그리고 분노를 느끼는 것은 ‘정형근’이라는 인간이 상징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야만의 역사와 아직도 무지와 개인 또는 집단이기심에 의해 야만이 정당화되고, 힘까지 쓸 수 있는 사회문화 때문이다.

인간 '정형근'이 아니라 ‘정형근’이라는 인간이 지닌 상징성에 대한 적개심이나 분노 때문에, 정형근을 활보할 수 있게 함으로써 떡고물을 챙기며 근근이 살아가는 인생들 때문에, 정형근이라는 인간을 보면 평정심을 찾기 어렵다.

그런데??

보기만 해도, 듣기만 해도 불쾌한 정형근이 갑자기 좋아졌다.^^

'정형근'과 '묵주'와 '호텔'과 '여인'과 '밤'이라는 꺼리가 창조해낸 엄청난 '카타르시스' 때문이다.

제대로 된 사회에서는 정형근과 묘령의 여인이 호텔방에서 무엇을 했든 그들이 호텔방에서 범죄만 저지르지 않았다면 사적인 문제로 남겨두고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정형근의 인격을 보호해주어야 한다.

한마디로 정형근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호텔방에서 무엇을 했든 그건 남들이 상관할 바 아닌 거다. 그런데 사람들이 거의 마녀사냥 수준에서 정형근의 사생활을 두고 난자질을 친다. 게다가 개인의 인격은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도 박장대소를 하며 즐기고 있다.

왜???

군사 독재 시절의 공안검사, 군사독재의 혈통을 이어받은 정당의 국회의원, 게다가 저격수 노릇까지 하는 국회의원 정형근이 가지고 있는 문화코드 때문이다.

그 중에 몇 가지만 챙겨보면.....

첫째, 그는 영화에서 보면 매사에 철두철미하고 완벽하면서도 주변을 제 맘대로 조작하고 움직일 수 있는 무한능력을 가진 암실의 황제, 어둠의 황제로서의 이미지가 있다. 영화나 드라마나 소설에서 그려지는 그런 인물들은 피도 눈물도 감정도 없는 임무수행을 위해 사는, 기계와 같은 인간들이다. 그런 인간들은 절대로 우끼고 자빠진 꼬라지고 망가질 수가 없는 거다. 그들의 최후는 장렬하고 영웅적이어야 한다. 그들은 그렇게 태어나고 그렇게 살아가도록 프로그램 되었기에....

그런데,,,,

그런 인간으로 상징되는 공안검사 정형근이 야심한 밤에 호텔방에 묘령의 여인과 투숙했다가 질투심(?)에 불탄 내연남의 소란 때문에 들키고, 그 상황에 당당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쭈물거리다가 꽁수를 생각해내, 여인을 먼저 내보내고, 한참을 도와줄 사람들을 기다리다 그들의 도움으로 빠져나갔다.

한마디로 어둠의 황제는 호텔방에서 전전긍긍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땀을 찔찔 흘리는 찌질이로 전락한 것이다. 그런 상황, 영화나 코미디에서 흔하게 보았기에 일반인들은 정형근이 호텔방에서 어떤 꼬라지였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상상 속의 그의 꼬라지는 공안검사, 어둠의 황제의 실상을 또는 망가져가는 모습과 오버랩되어, 이 시대의 야만이 한편의 ‘블랙코미디‘의 모습으로 사그라짐을 보여준다. 허망할 정도로 우끼고 자빠지겠는 모습으로 망가져가는 모습을 코믹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우리는 실제로 없는 힘을 존재한다고 믿고 두려워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너무나 허망하게도....

그러니 한마디 할 수 밖에...

봐라!!

공안검사. 고문검사로서 야만을 자행한 자의 실체가 무엇인지!!!!!

우리가 두려워했던 그 두려움의 실체가 무엇인지!!!!

둘째, 정형근 문제의 일등공신은 그 누구보다 전여옥이 제공해준 ‘pay back time' 이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중년의 정치인들이 공개적인 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것도 부적적한 관계, 즉 불륜의 이미지로 몰고 가며 핵심을 교묘하게 뒤틀어버렸던 전여옥에게 감정적인 앙금이 남아있던 사람들이 커피숍이 아닌 호텔방에서 일이 벌어졌으니 통쾌하게 복수의 칼날을 날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봐라!!!

부적절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논평이라는 것이 어떻게 네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수 있는지!!!!!

네 발등 네가 찍으니 그 기분 어떠냐!!!!!!

셋째, 그동안 특권의식이나 선민의식을 가진 것으로 의심받던 특정지역에 대한 지역감정도 이번 일에 일조한다. 정형근 같은 야만적인 인간을 국회의원으로 거듭 뽑아주고 그와 공생하는 특정지역에 강건하게 뿌리내린 의식과 정서의 실체를 이번 사건 속에서 파악하는 거다.

봐라!!

니들이 어떤 인간에게 빌붙어 콩고물을 챙기고 있는지...

그 인간 속에 밀착 시킨 니들 의식과 정서의 실체가 무엇인지!!!!!!!

아무튼 나는 오늘 아침, '묵주게이트'라는 별명을 가진 정형근 문제를 인터넷에서 접하고는 빼꼽이 빠지라 웃었다. 정형근이 나를 이렇게 웃겨줄 줄은 내 진정 몰랐으니 앞으로도 누군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굳어진다.

나는 웃기는 사람이 좋다.
하여,
오늘 아침 나를 배꼽 빠지라 웃겨준 정형근이 갑짜기 좋아져따.^^

섹스라는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섹스를 해놓고 하지 않았다고 ‘위증’ 했다는 문제로 극한으로 몰렸다가 ‘섹스란 실질적인 성기삽입이 이루어져야 한다’ 라는 섹스에 대한 뚜렷한 개념을 정리해주고 빠져나온 클린턴처럼 처럼...

호텔방에서 섹스를 했느냐?? 안했느냐?? 라는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묵주를 주고 받으러 심야에 호텔방에 투숙했다는 ‘쭈글스런’ 변명에 대한 ‘위증’ 여부가 특검을 설치한 정도의 공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정형근’의 상징성에 분노하거나 강한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에 의해서는 마녀사냥 차원에서 엄청시리 난자질 쳐질 것이라고 본다.

나의 이성은 한 개인의 사적영역이니 문화인답게 행동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 감정은 정 반대로 향하고 있다.

왜냐??

나는 구경하고 싶거든..

이 시대의 야만이 처절하고 비통한 모습으로 거꾸러지는 것을,,,

하여,

그 보다 더 처절하고 비통하고 억장이 무너지게 사라져가 수 많은 영혼과 그들로 인해 삶을 저당 잡힌 사람들의 가슴에 매달린 납덩이같은 삶의 무게를 덜어주고 싶거든.....

감정적으로는 정형근으로 상징되는 '야만'을 잘근잘근 밟아 문대주고 싶거든, 그와 그의 시대가 자행한 모든 악행의 잔인함 만큼이나....

그렇게까지는 아니라도 한 바탕 웃으며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라도 볼 수 있게 해준 정형근의 쭈글스러움이 어찌 갑자기 좋아지지 않으리오???

데일리써프라이즈-한토마에 오른 여자생각님의 글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