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생일이다.결혼한지 9년동안 남편이 한번도 안 챙겨준 생일.
아이를 낳기 전까진 눈치를 줘서 억지로 생일 챙겨달라 했지만(그래봤자 외식 한끼),아이 둘을 낳고는 그럴 노력을 안 해봤고,기억하지 못하는 생일을 이렇게까지 해서 얻어먹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얘기 안 했더니 그 이후론 남편이 내 생일을 한번도 기억한 적이 없다.
결혼전에는 생일이라고 친구들에게 친정식구들에게 전화라도 오더니만,이젠 친정엄마 외에는 아무도 연락오는 사람이 없다(오늘 친정엄마가 나시를 하나 사서 편지와 함께 보냈다.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난 이맘 때면 많은 생각이 든다.
결혼하고 이날이때까지 시집살이 당하고 살고,남편한테도 살가운 정을 못 받으며(지금은 내게 하는 짓이 꼭 우리 시엄니다) 살고,그저 아이 키우는 보모로 집안 일하는 파출부로 시댁식구 비위 맞춰주는 몸종으로 취급받으며 이날 이때까지 살아왔다.
오늘 남편은 책 볼게 있어 도서관에 간단다.그리고,저녁에는 내가 목소리만 들어도 화병이 날 것 같은 시어머니와 시누와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내 생애 가장 끔찍한 생일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