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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혼하는 친구가 한편으로 부럽다.


BY 힘들다 2005-08-21

* 그친구가 다시 자유를 누리는게 부럽다.

 

*시댁에서 벗어난게 부럽다.

 

*아가씨때가 좋았다. (돈은 좀 쪼달렸어도)

 

  아기낳기전이 좋았다. 아기가 그나마 뱃속에 있을 때가 좋았다.

 

 혼자서 서점을 가서 책보다가 자판기커피에서 커피뽑아먹는

 

 것이 참 행복이였구나싶다.

 

* 결혼하니 자유가 없어졌다.

 

 큰일을 결정할 자유, 주말을 보낼 자유, 그놈의 시댁전화를 안받을 자유,

 

 아파도 맘대로 쉴 수 있어야 할 자유 등등등

 

 큰일도 시댁과 남편이 자기들끼리 알아서 북치고 장구치고

 

 따라오라고 하고 주말도 자기들끼리 핸드폰으로 쏙닥거리고

 

 아파도 내할일은 내의무는 해야 내마음이 편하다.

 

 왜냐? 내일을 대신할 아니 대신해줄 인간이 없다.

 

 애기낳으니 자유가 더 없어졌다.

 

 애키우는게 다 비슷하겠지만 심지어

 

배아파서 화장실에서 힘줄시간도 없다. 내아기가 엄마빨리오라고

 

사정없이 울어댄다. 밥도 대충 애기 잠깐 잘 때 후다닥 헤치우고...

 

*시어머니 정말 병적이다싶다. 욕심꾸러기다.

 

이 바쁜 세상에 주말만 되면 우리를 불러대신다.

 

아들에게 집착이 심하시더니 이제 우리 딸에게로 옮겨간다.

 

백일도 안된 애기를 주말마다 보려고하신다.

 

난 평일에도 애보느라힘든데 주말까지 시댁가서

 

애보랴 시댁식구들 뒤치닥거리를 꼭 해야하나...

 

거의 이주일에 한번은 꼭가고 한달에 세번도 가는데

 

꼭 주말마다 전화를 해야하나...

 

* 가슴이 꽉막힌다.

 

 내가 왜 결혼을 했을까... 남편을 사랑해서?

 

 그거 정말 오래 못가드라.

 

 사랑도 사랑이지만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마도 내자신이 직장생활에 염증을 심하게 느껴서

 

 그럴바엔 차라리 주부가 더 편해보이고 잘 할 수 있을 거여서였는지

 

모른다. 그에대한 대가가 얼마나 큰줄 모르고...

 

*출산후 늘어난 뱃살  정말 보기싫고 짜증난다.

 

 걷기운동시작한지 한달째인데 겨우 일킬로 빠졌다.

 

 맞는 바지가 없구 옷은 많은데 맞는옷이 별로 없다.

 

 수술을 했는데 도대체 이 아기낳은 수술로 낳은 이 뱃살은

 

 언제 빠지나...

 

 이십대때는 그래도 잘 빠지더니 삼십대되니 나이살까지 붙나?

 

 더 안빠진다.

 

*남편은 돈을 많이 벌어온다. 그러면 모하나.

 

 돈이 다 남편아는 사람들하고 시댁으로 흘러간다.

 

 그게 그거다.

 

*해도해도 끝이 없는 육아와 집안일.

 

  남편이 새벽별보기 운동처럼 바빴던 분들은 어떻게 했을까?

 

  울남편도 너무 바빠서 거의 나혼자 키운다.

 

  주말에도 출근잘한다.

 

* 정리할건 투성인데 ...

 

  난 정리정돈 잘 못한다. 그래서 더욱 해야하는데

 

  옷장속도 그렇고 냉장고도 창고도 정리할 건 투성인데

 

  아무것도 손을 못대겠다.

 

  하루종일 우리애기 우유타고 젖병세척하고 기저귀갈고

 

  소소한 집안일만 해도 하루가 후딱간다.

 

  내가 좋아하는 책한줄 읽기 어렵다.사실 짬짬이 보긴본다

 

지금은 새벽두시다. 남편은 퇴근전이고

 

아기가 잠든 지금시간밖엔 시간이 없다.

 

전화통화할 시간도 거의 없구...

 

이렇게라도 쓰니 좀 낫다.

 

도대체 결혼하니 나? 는 어디가고 나이만 먹는 느낌이다.

 

내년이면 서른넷?

 

*난 뭐든 완벽을 기하는 스타일도 아닌데

 

 도대체 나만?을 위한 시간은 언제 생길까...

 

 힘들고 지치고 나이만 먹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