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오니 명절증후군쯤은 아니래도 왠지
큰 숙제를 남겨놓은 듯 뒤가 묵직하네.
게다가 우린 추석 앞뒤로 제사가 한번씩 있다.
봄에 두 번,겨울에 한 번 명절 제외하고 도합 다섯번인데
증조부모님은 내맘대로 하나로 합쳤다.
시어머니 돌아가신 이후로 잔소리할 사람도 없어졌고
물려받은 거라곤 달랑 제삿상,제기셋트,병풍 그리고 병든 시압지 뿐이니
내맘대로 해도 아무도 뭐라진 못 하지...(간이 넘 커졌나?)
시동생이나 동서는 제삿날이 언제인지 알지도 못한다.
무심한 성격...
설날,추석날 잊지않고 찾아오는 것만 해도 다행이지머...
그렇다고 직장다니느라 바쁜데 제사라고 전화해서
와라 가라 하기도 생색내는 것같아 좀 그렇고...
우리 식구끼리 단촐하게 하다보니 요샌 요령도 생기고 비용도 많이 줄었다.
어느님 말마따나 종이에다 써서 상에 올리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랄까?(자랑이닷ㅋ)
산적도 접시에 딱 붙게 달랑 한 장(대신 크기는 크게)
부침개도 3장만(그래도 나중엔 여러날 굴러다님)
나물은 할 때도 있고 남편이 빼자하면 얼씨구 좋다 함서 빼놓고...
탕국 끓이고 닭 한마리,제철 과일과 메만 정성껏?!
옛날에 가난한 서민들은 메와 냉수만 떠놨다니깐....
이렇게 엉터리 제삿상을 받고 우리 조상님들은 어떤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나는 세월에 맞춰 살고 싶다.(변명..)
제사음식 하는 것까진 좋은데 끝난 다음에 뒷처리가 정말 문제다.
냉장고만 차지하고 없어지질 않으니...
나물은 질리도록 비빔밥 해먹고 대추는 차로 끓이고 밤은 밥에 넣어먹더라도
한과 같은건 나를 비롯해 아무도 안먹는데
상에는 꼭 올려야 하니 매번 이건 누굴 줄까? 이것도 고민이다.
제사음식을 섣불리 남주면 싫어할 수도 있으니까.
한과 안놓으면 안될까?
우리가 먹는 음식을 차리고 추도예배만 드린다는 기독교식 제사가 정말 부럽더라~
남편은 불교나 미신 아니면 큰일 나는 줄 알던 집안에서 자란 사람이라
기독교인들만 보면 무슨 죄인처럼 손가락질 하곤 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교회엘 나간다고 했을때 정말 놀란 한 편,제사 생각부터 나더라..
이제 살곰살곰 제사 없애고 예배로 대신????오호~!!이러면서...(종교인들에게 죄송~)
지금이야 손도 빨라지고 요령이 많이 생겼지만
처음 시집왔을때 집안 대소사,경조사가 너무 힘들고 부담스러워서
결혼생활이 행복한지 어쩐지 느낄 겨를이 없었다.
한 달에 한번쯤은 어김없이 돌아와서
애 둘을 데리고 지지고 볶으면서 치루던 기억...에효~
나중에 내며느리에겐 나와 똑같은 전철을 밟게 하고 싶지가 않다.정말로..
결혼해서 남편과 얼마나 행복하게 살까? 이런 생각만 해도 되게....
돌아가신 조상을 기억해드리는 것만 하면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