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지나고
사정이 생겨 혼자 시외버스타고 집으로 오는길....
버스는 거의 만원이었고....나역시 음식 들은 가방을 껴 안고 창가 자리를 잡았따.
내 옆에 총각 비스무레한 느낌의 남자가 앉는다.
아싸!
아직 내가 쓸만한 얼굴인가보다...
어두워지는 창을 줄곧 주시하지만 옆 남자 얼굴도 그속에 비친다.
묶어진..봉지 안의 음식에서 냄새가 샐까 신경쓰인다.
가방 주둥이를 다시한번 더 손으로 꼬옥 잡고 긴장한다.
더워서 차엔 에어컨을 가동하고 창문은 밀폐....
차가 움직인다..
휙휙 초가을의 정취가 지나간다.
부담스럽던 추석이 지나간다.
아..이 낭만..버스는 달린다...
.
옆엔 총각 비슷한 남자가 앉아있다.
얼굴은 절대로 안쳐다본다.
꿈을 꾸고 싶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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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발목에 찬..밴드형으로 생긴 모기밴드에서 진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허리 굽혀 풀고 싶지만 한보따리 가슴에 안긴 음식 때문에 그러지도 못한다.
음식냄새보다 모기향 냄새가 더 진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진해진다.
창문은 밀폐....
시댁에 모기가 많아서 오늘 낮에 둘른건데....미쳐 손을 못쓰고 차에 오른게 화근이다.
첨엔 차에도 모기가 있을지 모르니 참 내머리는 좋다라고 칭찬을 했는데...
음식 보따리를 안고 허리를 영차 ..굽혔다...손이 발까지 안닿는다...
보따리를 옆 총각에게 맡길순 없다.
냄새가 더욱 난다..
차는 달린다.
잘도 달린다.
냄새가 너무 진하게 퍼진다.
.
.
이윽고 휴게소에 닿았다.
옆자리 남자가 안내린다.
헉...
기회는 이때뿐인데....
앗..
옆자리 내린다...
나는 그때야 비로소 모기퇴치밴드를 풀수 있었다.
모기밴드가 그렇게 진한 냄새를 풍길줄 .....몰랐따.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