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면서도 너무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는군요.
친정살이 8년째 입니다. 너무 오래 살았죠. (?)
솔직이 결혼 전에도 엄마하고 사이가 원만하지는 못했습니다. 남들은 친구처럼 지내고 애뜻하게 지낸다는데 저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엄마하고 사이가 그리 좋지 못하답니다.
아빠는 다정다감하신 분이었고 저를 항상 챙겨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빠와의 기억은 좋은 추억뿐입니다. (지금은 살아계시지 않지만)
그런데 엄마하고의 추억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들뿐입니다.
아빠의 선비같은 성품때문에 엄마가 경제적으로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저의 4남매 공부시키느라 말 그대로 등골빠지셨습니다. 엄마의 그런 고생을 모르는게 아니기에 고맙고 미안하고 안쓰럽고 그런 마음이었지만 엄마의 지나친 행동이 (욕설, 매, 폭언등) 저를 너무 힘들게 했고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엄마처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성장했습니다.
엄마의 강인함이 당시 어려웠던 상황을 견뎌냈고 우리를 이만큼 키워내었지만 엄마와 같이 살면서 내내 정말 힘들었기에 결혼도 엄마에게 떨어지기 위해서 빨리 하고픈 마음이었습니다. 어째튼 좋은 남자 만나 결혼도 하게 되었고 떨어지게 되니 좋더군요. 맏딸이라서 그런지 그래도 친정엄마라고 늘 아련한 마음이 있었는데 가끔가다 외로움을 타는지 전화하는 엄마의 모습이 안쓰럽고 또 저도 필요에 의해 남동생과 단둘이 남게된 엄마집에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오래 살았나 봅니다. 엄밀히 말하면 아직까지 서로가 서로를 아직 이해못하고 받아 들이지 못한거겠지요. 요새는 사사건건 엄마하고 트러블입니다.
저는 퇴근 후 집에서 쉬고 싶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그게 아닌가 봅니다.
집이 더럽다며 살림을 더럽게 한다며 보이는게 다 일이다며 궁시렁거립니다.
반찬도 싱겁게 먹는펀인데(그렇다고 병원음식처럼 싱거운게 아닙니다) 비우상하다며 먹다가 젓가락을 딱 놓거나 만든 반찬을 툭 건드리며 밀어버립니다. 동생들은 맛이 괜찮은데 엄마가 너무 짜게 먹는다며 한 마디 하지만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엄마는 사실 젓갈 종류를 무척 좋아합니다. (엄마의 짠 음식때문에 어렸을때 밥만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렸을때도 무슨 일을 집중할라치면 계속 심부름이나 일을 시키곤해 짜증이 나곤했는데 지금도 여전해서 공부중인 초등학생 제 아이에게도 계속 심부름을 시켜 아이가 가끔 저에게 짜증을 냅니다.
사위사랑은 장모라는데 아들보다 더 편하게 제 남편을 대하는것 같아 어쩔때는 제가 미안할 정도이며 남편은 장모님이 성격이 그렇는데 우리가 이해해야지 어떻하냐며 오히려 저에게 엄마를 이해하라고 이모도 숙모도 모두 엄마의 이런 성격을 알고 있기에 이해하고 살라고 하지만 상대방 기분이나 마음을 배려하지 않고 엄마하고 싶은대로 행동하는 사고때문에 저는 너무 힘이 듭니다.
남편도 저도 퇴근 후 또는 주말에 집에서 쉬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고.
아이옷을 너무 빤다고 뭐라 하고, 음식을 너무 싱겁게 만든다고 뭐라 하고 집안을 깨끗이 하지 하지 않는다고 뭐라 하고 성당에 다닌 저에게 돈이 나오냐 빵이 나오냐 하며 뭐라 하고 이런 당신에게 잔소리라며 대든 저에게 나쁜년, 인정머리 없는년이라 뭐라하고.
엄마의 빈정거리는 말투, 내가 누굴위해 이렇게 고생했는데등의 넋두리도 이제 듣기 싫고..
이제는 엄마를 피하고 싶고 같이 있으면 서먹서먹하고 엄마가 뭐라 그러면 속이 답답하고 울렁거리며 머리가 아픕니다. 지금은 빨리 나가고 싶은 심정뿐입니다.
엄마가 안쓰럽고 불쌍하지만 같이 있다간 제가 스트레스에 먼저 갈 것 (?) 같습니다.
제가 나쁜 딸이지요. 마음이 너무 무겁고 속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