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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앉아서 깨달았어요


BY 맘맘 2005-10-14

며칠 전 생일이었는데, 여동생 불러서 가족끼리 대략 지냈지요.

작은 케잌과 맥주, 족발 ㅋㅋ

그날 오전에 남편이 메신저를 해서

생일은 대략 보내고

<너 11월 말 즈음이면 대략 일 끝날 꺼니까

11월 24일에 동해로 여행이나 가자>고 하대요.

<시간 없고 돈도 부담되고 날도 춥고 굳이..>

했더니..

<아이들은 처제에게 부탁하고 둘만 다녀오자>고 하대요.

<네 살짜리 둘을 내 동생이 어찌 보냐? 둘째 자다가 깨서 울면 어쩌려고?

참.. 간도 크다..>

했더니 또 말하길래

<지금 바쁘니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했지요.

퇴근길에 만났더니 또 말 꺼내대요.

<ㅎㅎ 웃긴다. 뭔 애정이 대단타고 아이들까지 떼놓고 둘이 가냐?

아이들 눈에 밟혀 엔간히 좋은 여행 되겠다. 나보다 당신이 걱정으로 잠도 못 잘 걸.>

일축했는데,

밤에 여동생이 <형부가 아이들 부탁한다고 했다>고 말하며 웃대요.

<니가 어찌 애들을 둘씩이냐 보냐?

너 형부도 유난타. 벌써 너한테 전화했더냐?

애들까지 떼어놓고 가긴 어딜 가냐?>

이랬지요.

그런데 사흘쯤 뒤

화장실에 앉아 있다가 문뜩 깨달았는데

으윽~ 11월 24일이 결혼기념일이대요.

아.. 그래서 일 끝나면이 아니라.. 대략 이야기하지 않고

날짜를 콕 집어 이야기했구나..

그나저나 몇 번을 이야기했는데도 결혼기념일이라는 사실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던 게 미안하네요.

그래도 딴에는 그런 거라도 챙길려고 짱돌을 굴리니..

그건 고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