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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없이 자라는 딸아이를 보면서..


BY 그저그런.. 2005-10-14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아이가 있습니다.

아이가 세살쯤에 둘째아이 유산을 했거든요. 그다음 자궁에 이상이 있어 가벼운 수술을 한후 더 이상 아이가 생기지 않더라구요.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제 건강상태도 걱정되구..

암튼..불임클리닉을 다닌다든지..한약을 먹어본다든지..둘째 낳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신이 나한텐 이 아이만 주시려나 보다..그대신 소중하고 귀하게 잘 키워봐야지..맘 먹었습니다.

저희 딸..

공부도 잘 하구요. (학교시험이든 학원시험이든 거의 만점 받아오거든요) 또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합니다.  학교샘이나 학원샘들 학습지 선생님까지 영리한 아이고 무엇보다 자세바르며 태도가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아이입니다. 사고도 긍정적인것 같구..제가 보기엔 배려심도 양보심도 많습니다.

그러나  사회성이 많이 떨어지네요. 우선 목소리가 아주 작습니다. 남앞에서 큰소리로 말하는걸 두려워 하구요. 발표 같은건 거의 하지 않는다네요. 또 자신감도 없어보여요. 늘 쳐져 있는 듯한 생기없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고 (집에선 안 그러는데 밖에서 본 모습이 그래요) 친구도 깊거나 폭 넓게 많이 사귀는것 같지 않습니다. 특별히 관계가 어려운 친구도 없어 보이는데 그렇다고  아주 친한 친구도 없습니다.  

하교후나 주말엔 밖에 나가지 않고 하루종일 컴퓨터를 하거나 문제집을 풀거나  책만 읽습니다. 

요즘 저출산이라고 뉴스에선 난리인데 실제 학교에 가보니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저희 반에 경우 10% 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아요. 35명중 서너명..

그러다 보니 엄마들 선입견이 많더군요.

저를 보는 눈도 약간 다른것 같구..

아이가 외동이라 그런건가..저도 인정하기 싫은 해답을 생각합니다.

형제가 있다고 해서 꼭 반드시 외향적이고 사교적이며 사회성이 발달하는건 아닌건데..

저희 아이 환경이 그랬구..저희 부부의 성격이 그렇다 보니..그 영향도 있을텐데..

무조건..안타까운 맘만 듭니다.

 

아까 아이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oo는 책임감 강하고 노력도 많이 하고 착하고 다 좋은데..성격을 조금 밝게 바꾸어 나갔으면 좋겠다..늘 힘 없어 보이고 소심해 보인다..내년엔 회장 선거에도 한번 나가봤으면 좋겠다..엄만 많은 아이들한테 인정받고 신뢰받는 ㅇㅇ 이가 되었으면 좋겠어.."

뒤돌아 서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도 저 맘때 하지 못한걸 저아이한테 바라고 있구나..

성실하고 예의바르고 열심히 공부하는데..거기다 성격도 좋아보여야 하구..칭구도 많아야 하구..리더쉽도 있어야한다고 또 바라고 있으니 말이에요.

아무래도 약하고 어린 아이에게 너무나 많은 기대감과 부담을 준것 같아 엄마로써 미안하고 또 부끄러운 마을 마져 듭니다.

외출하고 돌아와보니 혼자 척척 현관에 신발정리해 놓고..가방정리 하고..숙제 해 놓구..

했더라구요. 이렇게 예쁜 딸인데..왜 이렇게 바라는게 많은건지..왜 이렇게 많이 요구하고 힘들게 하는건지..

요즘들어 늘 혼자 있는 아이에게 미안한 맘이 듭니다. 아무리 많은 대화를 나누고 간식 만들어 주고 사랑을 주려 해도..아이가 느끼는 아쉬움과 부족함은 늘 많을텐데 말이죠.

그렇다고 마흔이 다 되가고 언제나 잔병치레 많이 하고 아직 집한칸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처지에 동생을 낳아야 겠다는 무모한 욕심(?)은 생기질 않네요.

 

저 아이가 계속 자라면 앞으로 제 욕심도 그 만큼 계속 자라는거 아닐지..자꾸 두려운 맘도 듭니다. 하나밖에 없는 자식인데..꼭 성공해야 해...다른 아이 두몫 세몫도 혼자 해줘야 해..이런 욕심들요.

 

 

 

 

 

"우리집은 언제나 조용해..항상.."

하고 말하고 학원간  아이의 한마디가 자꾸 맘에 걸려 주저리 주저리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