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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가는 길목에서...


BY 능소니 2005-11-06

매일 집근처 가로수가 예쁜색으로 갈아 입는걸 보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가을을 오늘 느끼고 왔어요.

점심때 갑자기 친정엄마가 연락이와서,

김장 해놨다며 가지고 가라고 해서

점심도 먹지 않고 달려갔네요.

가는길에 외곽순환선 양쪽으로 펼쳐져 있는 산들이

얼마나 알록달록 예쁘고 화려한지.......

노오란 은행잎들 아래서 나무 한번 흔들면

내 위로 노란잎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릴듯하고,

햇살 잘 받아 정말 빠알갛게 물든 단풍잎은

우리 애기 손가락 같이 얼마나 탐스럽고 앙증맞게 예쁘던지...ㅋㅋㅋ

정말 간만에 가을을 느끼곤 참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네요.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걍 차만 타고 인천에서 용인으로 가는 길인데도

그 보이는 풍경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요하던지

새삼 이 세상이 넘 아름답고 예뻤어요.

아이들도 재잘재잘 넷이서 떠들어 대는데도

넘 이쁘고 사랑스럽고,

친정엄마하고 오빠와 올케언니가 힘들여 담아놓은 김장김치를,

난 힘 하나 안들이고 가져오면서 넘 미안해서,

아버지 잘 드시는 생선회에, 매운탕거리에,

조카딸내미 생일이라 케잌까정........ㅋㅋㅋ

걍 돈 몇 푼 안들이고 공치사만 했네요.

배추값이 금값이라 밭에 심어놓은 배추가 넘 도둑을 맞아서

아직 날도 안 추운데 급하게 김장을 담으셨다면서도 엄마는,

그거 훔쳐가는 사람은 훔치면서 얼마나 마음을 졸이고

죄책감에 시달렸겠느냐며

그 배추김치 먹어도 맘이 안 편할거라며

오히려 스스로 위로를 하시는 엄마맘을 읽고는,

속좁게 훔쳐가는 사람들 욕만 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집에 오다가 또 시누이 전화가 와서

잠깐 시누이 집에 들렸더니 시누이가 오늘 사돈어른 제사라

저녁을 먹고 가라고 불렀답니다.

아이들 먹으라고 전이며 과일을 싸주길래

난 또 친정서 엊어온 돌산갓이며 이것저것 챙겨서 나눠주고 왔어요.

도와주는 사람 많아 그래도 살만한 올 겨울은,

돈 많이 벌어 주변사람들한테 고마움 다 표시하며 살아야 할텐데....

이제 곧 추워지면 기름도 많이 들텐데,

기름값이 장난이 아니라 올 겨울날 일이 걱정이 되네요.

그래두 김장김치 넉넉하게 해서 땅에 묻었구,

무우 큰 김장통에 담아 저장하고,

고구마, 감자 몇박스, 늙은 호박 몇개씩 창고에 있으니

올 겨울 식량 걱정 하나는 덜었네요...ㅎㅎㅎ

열심히 돈 벌랍니다.

열심히 벌고 열심히 살아서

친정엄마 힘들어 일 못하실때

내가 받은것보다 몇 배 더 해드리고 싶고,

막내시누이 기운 떨어지면 우리한테 도움준거

몇배로 부풀려 베풀며 살고 싶습니다.

이제 날도 추워지는데 한층 힘내야겠지요?

똘방 친구들도 힘내세요.

열심히 살다보면 다 하늘이 돕더라구요.

추워지는 날엔 나보다 못한 사람을

한번 더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