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아침기온이 어깨를 움츠려들게 합니다.
아픔과 슬픔의 순간들이 서서히 지나가는 현실에
지치고 상처 난 가슴을 드려다 봅니다.
지난 가을
당신의 사랑으로
외로움도
가슴 시림도 느끼지 못한 채 지냈던
행복하기만 했던 시간들이
영화 속 한 장면들처럼 떠 오릅니다.
다정다감한 당신을 만나
가슴 설레임과 떨림으로 인해
얼굴조차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 채 수줍어하던 나...
내 일거수일투족에 온 신경을 쏟아부어
행여 내가 토라지기라도 하면
만사 젖혀두고 달려 와 주던 당신...
그런 당신께
너무나 큰 충격과 아픔을 주어버린 죄로
지난 삼개월간
혹독한 아픔을 견뎌야 했지요.
이젠 서서히 지쳐가는 내게
자꾸만 나약한 생각들이 파고 듭니다.
당신을 이렇게 사랑하면서도,
아니
사랑보다 더 한
당신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바라보기만 했던 내게
현실의 아픔은 너무나 가혹했던가 봅니다.
포기할 수 없었기에
그러기엔 당신은 너무나 흠모했기에
그 아픔 견뎌내기가 너무나 힘겨웠어요...
'변한 건 아무 것도 없어...'
좀 더 일찍 그 말을 해 줄 것이지...
내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기다렸던가요...
당신의 확신에 찬 답을 애 타게 기다리다 지쳐
이젠 노여움까지 생기려는 시점에서
이제야 지쳐 포기하려는 내 마음이 느껴지시던가요...
얼마나 더 시간이 흘러야
그 아픔이 모두 지워질까요...
얼마나 더 세월이 지나야
내 가슴 속 그리움이 사라질까요...
사랑하면서도
마음을 접으려 애 쓰면 쓸수록 아프기만 한데...
지쳐 있는 당신의 모습에서
뜨거운 가슴이 조금은 식어감을 바라보면서
애처로이 지난 날의 사랑을 그려 봅니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그럴 날이 다시 올까요...
뜨겁게 사랑했던 그 날들처럼...
사랑했던 날들보다
그리워했던 날이 더 많았던 그 옛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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