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편이 혼자 벌고 집에서 살림하고 애 둘을 키우는 전업주부입니다.
남편 벌이는 아직까진 그만그만해요.많이 넉넉하진 않지만 저축은 조금 하고 삽니다.나중에 노후엔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우선 저의 현재 상황에 대해 얘기하자면,애가 둘이고 작은 애가 지금 3살인데,아직도 하룻밤에 5~6번씩 깹니다.신생아때나 더 어릴 땐 말도 못할 정도였고요.아플 땐 거의 밤을 샙니다.친정이 지방이라 도와줄 사람 아무도 없구요,남편도 거의 매일 10시는 넘어서 오는 편이라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고요.아니,사람 자체가 일을 벌리면 벌리지 도와주진 못하는 사람입니다.제가 오죽하면 집안일 안 도와줘도 되니까 자기 일이나 제대로 하고 살라고 할까요.
아무튼 그렇게 밤을 보낸지 2년이 훨씬 넘으니 몸은 쇠약해질대로 쇠약해지고 정말 사는게 사는게 아니고 매일 비몽사몽 하루를 보냅니다.
저에게는 시누가 둘 있는데,그 중 작은 시누한테 엄청 시집살이를 많이 당했습니다.저희 시어머니한테도요.지금은 그 정도가 좀 덜하긴 합니다만 여전히 시집살이를 시키고 저에겐 예전에 호된 시집살이 할 때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제가 시집살이를 당한 가장 큰 이유는 저희 남편인 이 남자와 결혼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저희 시아버님은 굉장히 보수적이시고 자기 중심적인 분이십니다.딸들을 무척 아끼시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신이 피해보지 않는 선에서 입니다.저희 시어머니를 거의 자신의 몸종처럼 딸들의 시중꾼처럼 여기시는 분입니다.
그런 남편을 둔 저희 시어머니는, 효자였고 엄마라면 꿈뻑 죽었던 저희 남편을 자식이자 남편처럼 생각하고 사셨습니다.그리고,작은 시누이도 저희 남편을 아버지이자 애인처럼 여기고 의지하며 살아온 것입니다.저희 결혼하는 날 엄청 울었답니다.
그래서 결혼해서도 시누이는 자기가 저희 남편 속옷이며 와이셔츠 넥타이까지 다 챙기고 살며,저에겐 마치 직장 다니는 엄마가 아이를 맡긴 아줌마 대하듯 했고, 저희 남편에게 하는 것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참견을 하고 질책을 하곤 했습니다.시어머니도 마찬가지구요.
세월이 지나 많은 부분 포기는 했지만,자신들을 결혼전처럼 다정스레 하나하나 도닥거려주지 못하는(하지만 그건 어딨까지나 시어머니와 시누 생각이지 저희 남편은 저희 가족보다 자기 부모형제를 더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저희 남편에게 애증이 많이 생겨있는 상태입니다.두 사람 다요.
저희 시아버지는 원래부터 작은 딸 하면 꿈뻑 죽으시는 분이지만,저희 시어머님 저희 남편한테 배신(?) 당했다 하고 애증을 가진 이후로는 아직 결혼 안한 이 작은 시누를 아주 전적으로 편드십니다.
그런데,저희 시아버지나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거의 당신 자식들의 몸종처럼 생각하십니다.당신의 자식들은 아기처럼 공주처럼 생각하시구요.그래서 그녀들의 뒷치닥거리 하는걸 당연히 생각하십니다.
시누가 저희에게 잘못한게 있으면 어떻게든 구실을 만들어 저희가 잘못한 것으로 만들어버리고,저희가 칭찬받을 일도 어떻게 얘기를 이상하게 만들어서 시누가 잘 한 것으로 만들어버립니다.정말 그런 쪽으로는 기가 찰 정도로 머리를 잘 굴리십니다.
지금 제가 애만 키우고 있는 것에 대해 저희 시댁에선 은근히 불만을 가지십니다.나가서 돈을 벌던가 당신 자식에게 도움이 되는 뭔가를 배우던가 하라는거지요.저희 시부모님은 평생 두분이서 같이 장사를 하셔서 집에 있는 저를 아주 놀고 먹는 사람 취급하거든요.
저도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면 할 뭔가에 대해서 고민도 해보고 이것저것 찾아보고는 있지만,아직까진 제가 애 키우며 살림하는 것도 너무 벅차기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본론은 지금부터입니다,앞에보다 짧아요),
이 시누가 가게를 재오픈한답니다.원래 가게를 조그맣게 했었는데,이게 너무 잘되서 큰 가게를 얻어 재오픈을 한답니다.
그런데 이 시누가 저더러 작은 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보내면(2년 정도 뒤가 되겠죠) 자기네 가게 와서 일을 하라는 겁니다.
전 솔직히 아직까진 애 한테 엄마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그리고 저희 엄마도 직장에 평생 다니셨지만,전 아이와 가정이 우선이지 가정을 소홀히 하지 않는 한도 안에서 일은 부업정도로 하고 싶거든요.최소한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마칠 때까지는요.능력이 좋아 집안일도 바깥일도 다 잘하면 모르겠지만,전 바깥일 하면서 집안일도 잘 할 자신이 솔직히 없거든요.바깥일 한다고 집안일 소홀한건 제가 못 견딜 것 같구요.저희 시댁도 바깥일한다고 집안일 소홀한거 안 봐줄 거구요.
게다가 전 솔직히 시누 밑에서 일하기 싫습니다.저 이 시누가 제 시집살이 시킨거 생각하면 밤에 잠도 안오고 가슴 벌렁거리고 하루 종일 기분이 안 좋고,또 지금도 자기 부모님(제 시부모님) 믿고 위 아래도 모르고 까불고 설치는데,제가 그 밑에 들어가서 일하게 되면 저를 얼마나 종부리듯 할지 안 봐도 뻔하거든요.게다가 같이 일하는 사람들 중에 누군가에게 문제 생기면 저에게 옆에서 일하면서도 그런 일 생기게 했다고 저 탓할거구요(저희 시댁 사람들이 안되는건 남의 탓으로 돌리기는 선수입니다).돈은 남들보다 적게 주면서 다른 종업원보다 제가 더 일을 많이 적극적으로 제 일처럼 해주길 바랄거구요.그런 부담감도 싫구요.보수 가지고 형제간에 어떻고 하면서 거져 부려먹어도 말도 못 하게 할거구요.
그런데,워낙 작은 시누가 시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이 시누 말 한마디면 끝나기때문에,만약 제가 하기 싫다고 안 하면 곧바로 시부모님의 불호령이 떨어질거구요.
저요,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제 인생 제 맘대로 하고 싶습니다.시누나 시부모님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기 싫어요.
앞으로 2년 뒤의 일이기는 하지만,걱정이 되네요.
그전에 빨리 내 일 찾아서 그거 핑계대고 시누네 가게 안 나가면 좋을텐데요.
저희 남편은 그러네요.걔네 가게 잘 되서 나중에 분점이라도 내 줄지 아냐고요.
그래도 저는 싫네요.지금도 시부모님의 보호하에 정말 말도 안되는 인간성을 가진 시누에게 기 못 펴고 사는데,그 가게 점원으로 들어가서 더구나 분점 바라며 손바닥 비비며 살긴 싫네요.
거져 일자리 얻는건데,제가 너무 배부른 소리 하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