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8살 되는 저희 딸 아이에 관해 조언 좀 얻고자 글을 올립니다.
저희 아이의 성격은 일단 명랑 쾌활하고 좀 눈치가 없는 편입니다.노는 것도 좀 남자애 같구요.
다른건 크게 남들에게 뒤질게 없는데,애가 그림을 잘 못 그려요.
애미로써 그런 말 하면 안되지만,한번은 미술학원에서 숙제를 내줬는데(그림을 하도 못 그려서 보냈는데 다닌지는 두 달 됐어요) 그리는데 너무너무 답답한 거예요.그래서 나도 모르게 목소리 톤을 높인 적이 몇번 있었어요.
정말 그러면 안되는데...
저희 아이는 다른 사람에게는 잘한다는 소리를 듣거나 못한다는 소리를 듣거나 별 신경 안 쓰는데,엄마인 저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들의 평가엔 신경을 많이 쓰거든요.거의 저나 친구들 말을 진리로 생각하고 있는 아이니까 더욱 그러면 안 될 일이었죠.
오늘 유치원에서 그림을 그려왔는데,엄마인 제게 보여주며 "엄마 내 그림 어때?" 하더라구요.저는 잘 그렸다고 했죠.
그랬더니 "엄마,나 이거 00랑 00엄마한테 보여줘야지" 그러는 거예요.제가 잘 그렸다고 하니까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랑하고 싶은거였죠.그리고 지딴엔 칭찬 받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더군요.
하지만,00는 같이 수영을 배우는 친구인데,그림을 꽤 잘 그리는 아이예요.아이가 제 말만 믿고 그 애에게 보여줬다가 그 애가 그게 뭐냐고 핀잔하듯 말하면 아이가 상처 받을 것 같아 "수영장 가지고 가면 잃어버리쟎아" 그랬더니 "그럼 엄마 가방에 넣고 가서 00엄마 보여줘" 그러더라구요.그냥 놓고 가자해도 자꾸 우겨서 제 가방에 넣었습니다.애 생각엔 뭔가 다른 사람에게도 확인 받고 싶은 눈치였어요.
저희 아이는 건망증이 있는 편이라 잊어버릴 수도 있겠다 싶어 그냥 아이가 하자는대로 했습니다.
그런데,수영강습이 끝나고 나오더니 "엄마,내 그림 00엄마한테 보여줬어?" 그러는 거예요.00도 그 자리에 있는데.순간 당황스러웠는데 "니가 직접 보여주라고 안 보여줬지" 그랬어요.그랬더니 그림 달라면서 00엄마에게 그림을 보여주는 거예요.00엄마 순간적으로 당황하면서 잘 그랬네 그러더군요.00는 자기는 잘 못 봤다면서 다시 보여달라고 하는 걸 나중에 보여줄게 하면서 화제를 다른 데로 돌렸네요.
저희 아이가 눈치 챘을까요? 혹시 엄마가 자기 그림을 못 그렸다 생각할거라고 생각할까요?
저는 그냥 아이가 그림 잘 그리는 아이에게 핀잔 얻을까바 그러고서 아이가 실망할까바 그런건데요.
이럴 때 제가 어떻게 하면 아이가 상처받지 않고, 엄마가 자신에게 실망하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