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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BY 물안개 2006-03-27

글/물안개

그냥,,,,,
오늘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몇주전 물안개는
물안개가 낳고 살고 결혼하면서 떠나온
친정 집이 팔렸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마음이 아팠답니다
그곳에서  자라면서
우리형제들이 지나온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과연 내 몫의 삶을 재대로 챙겨왔는지
되돌아보는 시간도 갖게 되였지요
그곳에서  우리 부모님은 칠 남매를 키우시면서
그곳에서 자녀들 결혼도 시키고
부모님은...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모두 그 집에서 보내셨고
결국 그 집에서 하늘나라로 가셨지요
물안개 결혼전...
지금의 남편이
아버지께 처음 인사왔을 때...
내가 살던 집이..
허름한 구식집이어서...
몹시도 쑥스러웠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을 했던 제가 더 부끄럽네요...
부모님 돌아가시고
몇년정도 다른 사람이 관리를 해오다가
더 이상  관리할 수가 없기에 매매를 했답니다
남동생이
"누이 집이 팔렸어요..."
하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과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은 허전함이 ....
물안개는 그 집에서 낳고 자라고
그곳에서 결혼도 했고
형제들과의 많은 추억을 같고 있지요
집 앞에는 우물이 있는데
냉장고가 나오기 전에는
그 우물이 냉장고 역할도 잘해주었답니다
커다란 수박
시골에서 냇가에 담가 놓은 것처럼
그 우물에 담가서 얼음 한 덩이 사고
설탕과 물과 혼합해서 먹었던 수박 화채
그 맛은 늘 우리 형제들에게 좋은 간식거리였지요
물안개
나이9살 때
실수로 그곳에 빠져서
집안식구들이 많이 놀라기도 했던 기억 ㅎㅎㅎㅎㅎ
아버지는
튼튼하게 뚜껑을 만들어 닫아 놓으시고
그 다음부터
우물가에는 얼씬도 못하게 하셨던 일들이....
어머니는
그 집에 많은 애정을 갖고 계셨지요
아버지와 함께 했던 그 많은 시간들을 아쉬워 하시면서
한솥 밥을 먹으면서 한평생 살아온 부부의정이라고나 할까요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당신도 그곳에서 운명을 하셨지요
80십이 넘은 연세로 사시기는
좀 불편해서  살아가면서  서너번 수리는 했지만
그곳을 떠나지못한 어머니 마음을 이제와서 이해가 되는군요
미리 팔아서
따뜻하고 좋은 아파트로 가시고
돈도 좀 쓰시고 가셨으면 했으나
그냥 이곳이 난 좋다 하시면서....
그때 어머니 눈가에는
항상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모습이
딸들에 눈에 보였답니다
그래서 딸들은
"엄마 아직도 아버지가 그리 좋으세요"하고 여쭈면
"그럼~ ^^ "하고 말씀하시던 모습이
왜 오늘은 더욱더 생생한지?
그래서
불편하고
겨울이면 추웠지만
그 집을 하늘나라로 가시기 전까지도 떠나지 못하신 것 같아요
가을이면 은행주어서 자식들에게 나누어주시고
맛나고 달콤한 포도는 늘 물안개에게는 더욱 많이 주셨는데
집주인을 잃은 그 포도나무는
부모 잃은 아이처럼
올해는 아주 앙상한 가지만남아 있어서
무척 가슴아팠는데....
내 생애에
기쁨도 슬픔도 함께 했던 그 집
묵묵히 우리들을 지켜주었던 그 집
바람 흙 그리고 모든것이 말없이 정겨운 것은
아마 물안개뿐이 아니고
우리 형제들 똑같은 마음일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 그 집과는 영원한 이별을 해야지요
새로 되신 집 주인님...
부탁합니다
그 집 더욱더 예쁘게 가꾸어주시고
옛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언젠가 찾아가면 옛 주인 대접으로
물 한 모금 먹고 갈 수 있는
아량을 부탁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