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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심한 A형이라 신경이 쓰이는건지...


BY 궁금이 2006-03-28

내 아이에게는 모 학원을 같이 다녔던 친구가 있다.한 4~5달을 한반으로 다녔다.올해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그 아이와 한 반이 되었다.

쑥스러움이 많고 숫기가 없는 그 아이는,그래도 아는 얼굴이라고 우리 아이를 좋아해줬고,우리 아이도 익숙한 그 아이를 좋아했다.

그 아이의 엄마와 나는 수업이 끝날 때까지 함께 기다리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곤 했었다.그 엄마는 전직 교사 출신이라 그런지 조금은 외곬수인 면도 있었지만,어른들을 모시고 살면서 꽤나 잘 모시는 등 그리고 그 분 위주로 많은 것을 생각하고 사는 듯 했다.시댁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나는(그렇다고 시댁 욕을 그 엄마에게 하지는 않았다.웬지 그 엄마한테 좋은 인상을 줄 것 같지 않아서다),난 시어른들을 모시고 살지도 않는데...하면서 내가 너무 배부른 생각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나랑 같은 나이지만,그 아이의 엄마가 참 어른스럽다고도 생각했다.그 엄마를 통해 내가아주 깊은 얘기는 아니지만,서로의 일상을 알고 있을 만큼 친해졌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 집 아이(여자)는 숫기가 없고 친한 사람이 아닌 사람한테는  말도 잘 못 건네고 마음이 여린 반면,참 꼼꼼하고 조신했다.반대로 우리 아이(여자)는 성격이 남자 아이같고 덜렁대고 하지만,넋살좋고 나쁜 건 쉽게 잊어버리는 습성을 가졌다.한마디로 정반대의 성격이다.

학교에 입학해서 한반이 되고 그 아이와 엄마가 우리집에도 놀러오고 아이들끼리도 서로 많이 찾는 것 같았다.또 그 아이 엄마나 나나 학급 임원을 하게 되어서 더 자주 보게 되기도 했다.그리고,다른 어떤 엄마와 보다도, 나와 그 엄마는 얘기를 많이 나누었다.그래서 나는 그 엄마랑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임원들 끼리 공식적인 모임이 있었다.다른 엄마들이 예정시간보다 일찍 와서 내가 제일 마지막에 오게 되었는데,난 그 엄마를 보며 먼저 반갑게 인사했고,그 엄마도 그랬다.

다른 엄마들이 "서로 이미 알고 계셨었나봐요"해서 내가 "학원에서 애들이 같이 배워서 알게 됬어요" 했다.다른 엄마들이 "친한가봐요" 하니,그 엄마 하는 말이 "애들끼리 친해요.엄마끼리는 아니고,애들끼리만 친해요"그러는거다.

난 그렇게 생각 안했는데,난 애들도 애들이지만,그 엄마랑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작은 애가 아직 어려서 무슨 일 있어서 아기 맡길 일 있으면 자기한테 부탁하라고까지 했었는데...남한테 부탁 같은거 잘 못하고,부탁할거 있음 나한테 얘기해라 이런 소리도 잘 못하는 나로써는 그게 친근감의 표시라고 생각했는데...특기적성도 애들 같은 반 넣자고 해서 내가 반도 무리해서 옮기고 그랬는데...

나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건가? 아님 그 엄마가 나는 마음에 안 드는데,그 집 애가 우리 앨 좋아하니까 나와 상대하는건가? 아님 내가 그 엄마한테 무슨 실수라도 했나?

오늘 하루종일 마음의 찜찜함을 벗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