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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 안팔리게 살았다고 말하고 싶은데


BY 남쪽까지내쪽되는 2006-04-10

어제 친척 결혼식이 있어서

지방을 다녀오는데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 피곤할법도 한데

그럴때 아님 좀처럼 보기 힘든 사람들 만나 그런지

기분이 좋더라구요

근데..

오후 늦게 출발을 했거든요

고속도로 집입해서 한 5분 이상 달렸을 때

앞에 사고가 났는지 사이렌 소리 요란하고

그때부터 두시간을 슬슬도 아니고

스으을스을 기어가다가 겨우 풀려서

온가족이 '어우~화장실,어우~휴게소'하는데

 

헉스

휴게소에 더이상 차 들어갈 자리도 없어 뵈대요

다음 휴게소를 향해 재빨리 쏘았네요

헉스

화장실 줄이 줄어들질 않더라구요

그래도 어쩝니까

쌀 정도는 아니었기에..섰죠

 

요기서 부터 쇼킹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저도 경험 있어요

휴게소 화장실 이용하는 사람치고

것두 요즘처럼 번잡할때

안급한 사람 없다지만

꼬마들하고 노인들 임산부들

정말 아차 싶으면 괄약근 장애인이 되지요...

 

암튼 앞서 들어간 애엄마가 있었는데

글쎄요 덩치로 봐선

서너살짜리 같지는 않았고

암튼 애는 어리긴 했어요

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건장한 아줌마 한분 포함해서

30대 후반쯤 되는 아주머니 두분과

할머니 한분이

상당히 안급해 뵈는 얼굴로 들어가시대요

 

급하고 안급하고

노약자 연소자 떠나서

두팀 모두 편법 아닌가요?

장애인화장실로 표기되어 있고

노약자나 임산부 표기는 전혀 없더군요

편법이긴 한데

딱 집어서 누가 뭐라하긴 좀 그런 상황였는데

 

먼저 들어간 애를 못본건지

뒤에 들어간 아주머니가↓          애엄마가↓

 

    엄마 여기서 해!                            순서 있어요!

    할머니잖아요!                              먼저 왔고 애기도 참기 힘들어요

    급한데!                                        다 급해요 우리도 휴게소 하나......

    노약자 우선 아니에요?                  아줌마 애기도 노약자에 포함돼요

     장애인용 아니에요?                     장애인이세요?

 

요기까지 말이 오가대요

그 뒷말은 거리도 멀어지고 똑같은 사람들끼리

참 한치도 양보가 없구나 싶어서 듣기도 싫었어요

열려진 문을 통해 보여지는

체격적 숫적 입심에서 자기보다 우세한 사람 상대하기엔...

암튼 결국 남의일

그렇게 관심밖으로 밀어냈죠

그냥 얼른 애 볼일 보게하고 나오면 될건데 싶었어요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 애엄마보단 많은 나이라

은근히 뒤에 들어간 팀의 입장이 되어..(나도 참 푼수다)

 

이게 웬일

어찌하여 건장한 아주머니 팀이

도로 나오게 되었는데

급하다는 할머니까지 세 사람이

편해보이는 자세로 문에 거의 얼굴 갖다 대고

mi친..,ci8..,니가 눈 똥그랗게 뜨면 어쩔건데

네가지 없는 mi친..사망할라구,등등등

잘 들리라고 그러는지

무척 또렷하게 한사람씩 돌아가며

욕을 해대는 거에요

 

글쎄요

그저 남의일인데 그냥 모른척하고 싶은데

자꾸만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사람(밖의 세명)들 역시 창피하달까 괘씸하달까

그런 마음일테니 홧김에 한마디쯤 하는건 있을수 있겠는데

환자도 아니고 동생뻘이나 되나싶은 사람하고

싸우려고 일부러 시비를 거는듯한 모습

더구나 친정엄마로 뵈는 할머니까지?

 

그런데 또!

예의 그 애엄마가 나오더만

'아줌마,어차피 둘다 편법으로 쓰는건데

먼저 들어온 사람이 쓰는게 그렇게 잘못됐어요?

애기나 할머니나 참기 힘든건 마찬가진데

들으라고 일부러 욕하는 거에요?' 라고 하니

 

예의 건장 아주머니와 그 옆의 덜 건장 아주머니와

환갑은 넘어뵈는데 칠순은 꽤 멀어뵈는 할머니까지

동시에 삿대질을 하며 하는 말이

'mi친...맞네!이거 정말 mi친...아냐?노약자가 노인 말하는 거지

애새끼 말하는 거니 이 xxxxxxxxxxxxxxxxxxxxxx

...전부 기억하긴 난해한 욕들...

 

저뿐 아니라 줄 서있던 사람들과

드나들던 사람들 다 몰리고

그 아주머니들 남편인지 형제인지

아뭏든 좀전의 그 현란한 솜씨는 다 어디로 가고

가족으로 뵈는 남자분이 무슨일이냐 하자마자

표정 돌변 말투 목소리 돌변

'아니 젊은 사람이 왜 다짜고짜 욕을 하고 그래요?'

기다리던 사람들까지 어이가 없어서 혀를 차며

저여자 말하는거 봐라' 그런 소리가  들리대요

당황했던 가봐요

 

눈물까지 얼핏 비치며

건장 아주머니가 애엄마 가슴팍을 한대 탁 쳤는데

동작 자체는 가벼워 뵈는데

체격차이가 커서 그런지

무슨 코미디 프로처럼 사람이 뒷걸음질을 치더라구요

 

그 가족중 처음 나타났던

건장 아주머니 남편쯤 되보이는 분이

애엄마한테 욕반 고함반 해대니까

그땐 애엄마도 조곤조곤이나 깐족깐족이 안되고

흥분을 했는지 목소리가 뒤집어지며

'아저씨 나도 남편 있어요 당신들만 가족있고

머리수 많은거 아니니까 큰싸움 만들기 싫음 빠져요'

이러대요

 

역시나 흥분은 해도 말하는게 좀 얄미운

흥분된것 같지 않은 스타일

암튼

그때 애엄마 가족들 일행들이 죽 와서

사이 가로막고 그만 가자하니

그때서야 체념한듯 돌아서 가더라구요

 

여기서 끝이 나야되는데

건장 아주머니가 무슨 .....

암튼 고함이라 하기에도 놀라운 소리를 내며

쫒아가 턱 가로막으며 하는 말이

'주둥이를 찢어버리기 전에 아가리 닥쳐

너 죽을걸 살아 가는줄 알아 ,....아까 했던 욕들...'

 

그 건장 아주머니 가족중에

남자분이 둘이었는데

처음에 욕하던 아저씬 어디갔나 조용하고

두번째 나타난 아저씨가

참...뭐라는지 아세요?

'죄송합니다 그만 가세요

더 해서 뭐합니까 죄송합니다

실은 노인네가 약간 풍기운이 있는데

오면서 살짝 지린것 같아서

좀 예민해진듯....죄송합니다'

 

큰싸움 안만들려는 그 성의는 가상한데

그 할머니와 딸인듯한 건장 시스터즈 태도가

전혀 그쪽이 아닌데...참

 

역시 끝까지 한마디도 안지는 애엄마

그땐 아주 확실히 말 놓고

욕만 안했지 참 만만치 않대요

'어 잘됐다 고맙다 그래 어디 안미치고 10안파는 사람이

입좀 찢어주라 돈좀 벌자

너 돈 많이 벌어놨구나

oo야 너 담에 저런 아줌마 또 있으면 꽉 깨물어라

저런것들 상대 안합네 하고 그냥 가면

그게 더 자식교육에 안좋아

풍이 뭐 어째? 딸인지 며느린지 너같은게 집안에 있으면

그보다 더한거도 우습겠다....'

 

들은거 본거 끝

 

시작은

도토리 키재기나마 누가 좀 더 할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끽 해야 아직 학교다닐 나이도 안되는 대여섯살 먹은 애기엄마가

자식이 귀를 틀어막고 울상인것도 모르고

따진다고 말섞고

막판엔 어찌되었건 남의집 어른 갖고 악담하는것

이유가 어쨌거나 결코 잘한일 아니고

 

그 상대들 또한 이제 막 중년대열에 들어선 사람들이

역시나 파파노인도 아닌 엄마되는 사람과 셋이서

나이 어린 젊은여자 상대로

꼬맹이 쉬하는거

내가 할머니다! 해가면서

소 내다파는 것도 아니고만

덩치큰거 자랑하나

계속 몸 들이대고 밀어가며

그리 해댈만큼

과연 그사람들은 또 어른답게 굴었는지...

 

우리나라 참 복잡합니다

이제는

그냥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이 아니고

여러모로 어른다워야 어른인데

그중 기본덕목이 자애 아닐까요

남의 식구 남의 아이 쭉쭉 물고 빨라는 말이 아니라

적어도 앞서 줄서거나

먼저 진행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내가 노인이니 비켜라

그말 안들어 준다고

급하네 노약자가 어쩌고

나중엔 없는 장애인증 내놓기라도 할듯이...(없는것 같지 않으세요?..ㅎ)

 

허긴 오죽하면 남편인지 동생인지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 숙일까 싶기도 했고요

 

저 너무 번잡스러운 사람인가요?

고지식한 사람인가요?

그 애엄마도 보통 상식보다 많이 까칠하고

누구 말마따나 싸가x도 없어보여요

저같음 그냥 말없이 혹은 처음 한마디로 안통하면 그냥 말겠어요

조용히 애 볼일 보게하고 데리고 나올것 같아요

밖에서 그정도 욕을 한것은 분명 마구잡이식 발언이지만

안에서 맞상대할때

여러마디 주고받을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헷갈리네요

누구와도 큰싸움 내지 않고

한마디 해야겠다 싶으면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의사표현 하는것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도 그게 기본적인 가치관였는데

살면서 많이 드세어진 저 자신을 느낍니다

아직은

그 건장..과는 다릅니다만

죽어도 내가 그렇게 된다는건 너무 끔찍한 일입니다만

혹시

나의 현재가

나의 지난날이

내 기억엔 어쩔수 없었던 몇번의 충돌들이

혹시 그 애엄마처럼

그저 말만 아꼈어도

아님 좀 불편해도 애니까 어디 주변에서

해결해도 될일을

굳이.....하게 만든 그런 경우는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저 푼수 맞는거 같아요

부자도 못될거 같구요

낼모레 불혹인데...

아직 집도 없고

대출은 없지만 저축도 별거 없고

교육비 째고 뭐 째고

남들도 다 째는거 째고나면

엄청난 한숨이 푸짐하게 남는 그런 주제에

지가 무슨 스무살 꽃띠라고

요즘 애들 말하는 쪽팔림이란 것에 엄청 집착합니다

지금까지 내 인생이 쪽팔린 인생였는지

남은 세월

쪽팔린 엄마 쪽팔린 할머니...그렇게 될까봐 겁나고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게 딱 자신있게 난 이렇다 할수도 없는...

에휴

별것 없는 아줌마가

그래도 저 자신보단 개성 넘치는 사람들의 충돌에

쇼크를 받아서

참 남의일에 이틀을 고민을 하네요

그걸 내 일로 만들어서....

부디 짜증이 나셨더라도

주책이란 말씀은.....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