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안고 산다
글/이 문 주
너를 묻고 산다
내 가슴이 너를 묻고 산다
넌 나에게 거울 이었다
너를 만나면 나를 만났고
내가 울면 네가 울었기에 너는 나였다
한 사람을 만나도
헤어짐이 따라다니는 그림자였지만
내게 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남의 이야기였다
그 뜨겁던 여름보다
뜨거웠던 육신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지금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이처럼 없을까
언제나 나에게 봄이었고
언제나 나에게 삶이었던 넌
긴 그림자 흐려지기도 전에
하고 싶은 말 한마디 입안에 넣고
그렇게 웃으면서 떠나갔느냐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구나
억겁의 시간 속에
영혼을 버려두었기에
내 너를 가슴에 묻었다
영원히 네 곁에 머무르기 위해서...
이제 너는 바람으로 산화되어 흩어져도
내안에 살아 있는
영원한 기억이 되어
내 영혼이 네 곁에 가는 그날까지
가슴엔 안고 살련다
해바라기 시리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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