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강원 기자 = 방한 중인 중국 보시라이 중국 상무부장이 우리 정부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체결할 것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농산물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중요한 뉴스인데 국내 언론에서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FTA는 세계적인 추세인데, 이는 경제 블록화를 지향하는 이른바 소극적인 의미에서 보호무역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중국이 어째서 우리와 FTA를 추진하려고 애를 쓰는 걸까?
FTA를 전체적으로 조망해보자. 이미 한미 FTA는 현재 진행형으로 관련 협상이 진행 중이고 유럽과의 FTA도 현재 급속하게 진행중이다. 이미 남미는 상당 부분 성과를 이루어 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노통의 몽골 방문으로 한몽 간의 유대관계는 더욱 끈끈해 졌고 한국의 몽골 투자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는 몽골 정부도 강력히 원하는 바이기도 한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
첫째는 경제적 영향력 확대이고 둘째는 안보적 조처이다. 한국 정치의 고질병이 패거리 정치인데, FTA는 막말로 언급하면 패거리 경제이다. 즉 사전에 같은 패거리들이 서로 일정 룰을 정해놓고 거래를 하고 외부인에 대해서는 배타적으로 나가겠다는 것이다.
전세계 패거리 즉, 블록은 유럽과 북미 그리고 남미 동아시아로 크게 구분된다. 나머지 지역은 경제적 규모가 미미하기 때문에 독립변수로서 위상은 힘들다. 단지 러시아는 그 지리적 조건으로 인하여 예외이다. 이중 북미와 유럽은 어느 정도 시스템화 되었고 남미 역시 속도가 더디지만 꾸준하게 블록을 구성중이다.
이렇게 보면 경제적 규모가 거대한 지역에서 공회전을 하고 있는 지역은 오직 동아시아 지역뿐이다. 이유는 북핵 때문이다. 더 자세히 언급하면 50년째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 전쟁이 이 지역의 놀랄만한 경제 규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출범하는 것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노통의 출범 초기에서 동북아 물류 중심론은 이런 바탕 위에 세워진 것이고 실은 이것은 김대중 정부의 유산을 적극 활용한 것에 불과하다. 그만큼 김대중 선생님의 철학과 지도력은 위대하다고 볼 수 있다. 오랜 대립 끝에 작년에 북미 공동 합의문을 이끌어 내어 한반도 평화의 디딤돌을 구축했고 이제 바야흐로 50년동안 은둔의 세월을 벗어나서 실크로드의 옛영화를 위한 시동을 준비중이다.
이제는 동북아 번영을 두고 해당 국가들이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들어가는데, 만일 남북이 과거처럼 계속 반목하고 대립한다면 21세기 실크로드의 중심축은 중국과 일본으로 옮겨지고 반대로 남북이 평화 공존으로 간다면 이 중심축이 한반도와 러시아로 옮겨진다.
이렇게 보면 동북아에서 한반도의 진정한 의미에서의 동맹국은 러시아뿐이다. 이는 조선말기의 정세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이다. 단지 그때는 한반도가 분단이 되지 않았고 지금은 분단되었지만 분단된 남북이 각각 그 파워가 구한말의 몇배를 능가한다는게 차이점이다. 왜 고종이 일제의 위협을 피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라!
따라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남북은 러시아와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중이고 이는 북핵 해결 과정에서 러시아가 알게 모르게 상당히 미국의 지랄에 대항해 한반도에 도움을 준것과 일치한다. 물론 이는 러시아가 경제적 안보적 조건을 위한 필요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어쨌든 러시아는 겉으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과 협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그 반대이다. 1949년에 모택동이 중국 대륙을 공산화 했을 때 가장 짜증내는 국가는 미국이 아니라 소련이었다. 러시아는 옛 소련시절부터 중국을 강력히 견제했으며 냉전이 한참 일 때도 적국인 미국 보다는 중국과의 영토 분쟁으로 전쟁 일보직전까지 같다는 것을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가 러시아와 급속히 가까워 지고 북미 핵타결과 북미간에 대결이 종식되는 한편 남한과 미국의 FTA로 경제 공동체가 형성되면 가장 개피보는 곳은 딱 한군데이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가상의 적국이고 천안문 살육을 문제로 미국이 첨단 기술 및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계속 무역 제재중이고 봉쇄 정책도 계속 강력하게 진행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의 압력과 태클로부터 좀더 자유로워 질 수 있는 건 미국의 강력한 우방이자 FTA 당사국인 남한과의 보다 가까운 관계를 추진해서 일종의 방어막을 얻는 것이다.
이빨이 없으면 잇몸이 아프다. 이는 북한이 중국에게 어떤 나라인가를 정확히 대변해 주는 말이다. 이미 북한은 중국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혈맹관계를 이미 과거의 추억이 되버린 상황이다. 어제 보도된 북중간의 비자면제 협정이 북한의 일방적인 조처로 무효화 되었다는게 그 반증이다. 이제 중국은 북한이라는 이빨을 상실한 상태에서 자신의 잇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른 치아가 필요한 상태이고 그 대상이 한국이다.
그러나 관련 뉴스에도 보듯이 노통을 비롯한 한국 정부는 중국의 FTA 요청에 거의 개무시 작전으로 나가고 있다. 이건 무슨 소리인가 하면 한국이 별로 아쉬운게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금일자 뉴스에 정부에서 조선족과 고려인 동포들에 대해서 국내 입국은 거의 자유롭게 한다는 방침을 보았는데 열렬히 환영한다. 이는 일단 민족 통합이라는 대의명분에도 부합하고 간접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는 것이다. 제 3국의 불법 체류자들이 판을 치고 있는 상태에서 이들을 추방하고 그 일자리 기회를 동포에게 제공한다면 이는 적극적으로 환영할 만한 조처이다.
몸이 바짝 달아오른 중국의 향후 어떤 길을 모색할까? 사실 방법은 별로 없다. 지금처럼 세계 공장으로서 생산력을 최대한 늘려야 하는데, 베트남과 인도등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으로 있는 떡도 나뉘어 먹을 처지이다. 지난번 후진타오 주석이 미국에서 수모를 당한 것이 오늘 중국의 고민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모습이다.
ID 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