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6일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면서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어떻게 하나뿐인 귀중한 목숨을 걸고 잃었던 나라를 되찾아 세우고,
세운 나라를 침략전쟁에서 지키고, 나라의 명령에 따라
외국의 전쟁터에 나설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진정한 용기’때문이 아닐까?
‘용기’는 일반적으로“씩씩하고 굳센 기운, 사물을 겁내지 않는 기개”로 정의되는데...
이는 분별력이 있어 미혹당하지 않는 지혜로운 사람을 지자라 하고,
근심걱정 없는 어진 사람을 인자라 하며,
기개가 있어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용자(勇者)라 칭한
공자의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대의를 위한 분별 있는 정신적 인내력“을
용기라고 하였다.
한자적 의미에서‘용기’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이다.
힘이 있고 원기가 왕성하여 행동에 있어서
단호한 결단력을 가능하게 하는 힘을 말한다.
시련과 난관에 부딪혔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용기인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용기가 지나치면 만용이 되고,
모자라면 비겁이 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용기에는 진정한 용기와 그렇지 못한 만용이 있다.
‘진정한 용기’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불의와 욕망을 누르며
정의감에 따라 신념대로 행동하는 힘”이다.
그래서 진정한 용기가 있는 사람은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위험을 겁내지 않으며 자신의 지성과 냉철한 판단에 입각해서 행동한다.
그러나 만용은 “사리를 분간하지 않고 함부로 날뛰는 용맹성”으로서
주로 비이성적 행위나 폭력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럼 군인에게 있어서 진정한 용기란 뭘까?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군인정신의 세 번째 덕목이 바로‘진정한 용기’이다.
이는 1.두려움을 억누르고 자기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며,
2. 사리를 분별하여, 필요한 상황 속에서 발휘해야 하고,
3. 항상 명령과 규율 아래서 발휘돼야 하며,
4. 죽음을 무릅쓰고 자기의 책임 또는 목표를 달성하는데서
참된 가치가 발휘되는 것이다.
민족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수군들에게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자는 살 것이요,
살려고 애쓰는 자는 죽을 것이다(必死則生 必生則死)”라고 역설한 것은
군인이 확고한 사생관을 확립할 때 진정한 용기가 있는
군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 말이라 하겠다.
일제에 빼앗긴 국권회복과 건국 후 6.25전쟁,
그리고 남북대결 과정에서 진정한 용기를 발휘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한반도 침탈의 원흉인 이등박문을 저격한 안중근 의사,
송악산의 육탄 10용사, 적 전차와 맞선 심일 소령,
수도고지의 4영웅, 그리고 2002년 6월 서해교전 6영웅 등은 전우와 부대,
그리고 나라를 위해 군인으로서 갖추고 실천해야할 진정한 용기의 표상이라 하겠다.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아는데서 발휘되는 것이며,
적절한 시기와 장소를 선택해서 이루어지며,
법과 질서의 테두리 안에서 행해져야 하는 것으로서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목표를 달성할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국립현충원에 잠들어 있는 호국영령들은 죽음의 공포가 엄습하는 전장에서
진정한 용기를 발휘해 공포를 극복하게 하고,
부대에 힘을 불어 넣어 승리로 이끌어 오늘날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나라, 우리 모두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대한민국을 있게 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에게 ‘호국보훈의 달’은 나라를 위해
진정한 용기를 발휘한 순국선열과 전몰호국용사들에게
‘더욱 감사하는 달’이어야 하고, ‘은혜를 잊지 않는 달’이어야 하며,
‘보답하는 달’이어야만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