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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길 포기한 남자


BY 너무 덥던 그여름 2006-06-22

11년전 여름 이야기입니다.

수십년만에 덥다는 그다음 여름인것 같습니다.

지금은 고등학생인 아들아이가 7살때..

줄곧 단층에 살다 처음으로 3층 건물의 2층에 살게 되었죠.

1층은 주인이살고요.

 

제가 살던 곳은 대구 인근의 달성 공단 인란 곳으로 ,주민의 대부분이

달성 공단에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처음 이사가서 1년 정도를 윗층 아이들의 소음 때문에 맘 고생을 하고,

그다음 이사온 사람들...막 걷기 시작한 딸아이와 6살쯤 된 여자아이

그집 남자 30대 초반쯤...그근처 현풍이란곳이 고향이라고 들었음.

달성 공단의 대동 농기계란 곳에서 생산직 에 근무했음.

소시적엔 현풍에서 좀 놀았다고 함.

 

그 집 도 시끄럽긴 매한가지..

집이 부실하게 지어진 탓도 있었겠지만..

집 주인은 전혀 중재 해주지 않고..

몇번 올라가서 뚱뚱한 그집 여자 에게 얘기했으나,

애들이 그러는걸 어쩌냐 식.

 

그러던 어느날 여름 오후..

게단에서 그집 남자 딱 마주쳤습니다.

덩치큰 그남자 다자고짜 날보고 쌍욕을 해대며

멱살을 잡고 죽여 버린 답니다.

왜 올라와서 시끄럽다고 지 마누라한테 그러느냐고,,

저 너무 놀래서 말도 안나오더군요.

사람이 이럴수가 있나하고..

그러는 사이 그남자 계단에 있던 물통(물담긴 큰 통)으로 날 내리칠려고...

물통 들고...그리고 주인 내외가 뛰어 나와서 말리고..

너무 갑자기 당한일이라 눈물 밖에 안 나오더군요.

그집 둥뚱한 여잔 나와 보지도 않더군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온갓 쌍욕 다먹곤..

주인 아줌마에게 이끌려 집에 들어와선 엉엉 울었습니다.

주인 아줌마..남편에게 얘기 하지 말랍니다.

남편 성질이 만만치 않다는걸 아줌마가 알거던요..

 

그렇게 남편에겐 얘기 못하고...몇달뒤 이사 했습니다.

 

그뒤로 전 우리 위층에서 뛰어도 절대 내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남편에게 얘기하라고 미룹니다..

올라갔단 무슨 봉변 당할꺼 같고..

덩치 큰 남자 무섭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그날처럼 후덥지근하니.....그 무섭던 남자가 생각나네요..

그들도 지금쯤 두딸. 키우고며 잘 살고 있을까요?

근데..지금 생각해도...그 남잔 인간이 아니었던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