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족은 지난 여름 휴가 때 생전 처음으로 우포늪을 다녀왔습니다. 그 동안 여러 방송물이나 여행가들의 답사기를 통하여, 익히 듣고 보아온 곳이었기에, 언젠가는 꼭 한 번 들려보고 싶었던 장소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저희 가족이 집을 떠나 우포늪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열 시경쯤이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우포늪은 평소 저희가 마음속으로 생각 해 왔던 그런 정도의 규모는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우포늪을 어른이 아닌 제 딸아이와 같은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대하게 된다면, 말 할 수 없이 거대한 장소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기에, 저의 그런 생각이 결코, 옳은 것이라고 만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바로, 장자(張子)의 붕새 우화에 해당되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우포늪 정도만 되어도 늪지로서는 우리 나라에서 대단히 넓은 규모라 할 수 있습니다. 지방 다른 어느 곳을 가 보아도 그냥 물로만 채워진 호수의 형태가 아니면서 늪의 모양-질퍽한 무논 같은-곳은 좀체로 찾아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지요. 우포늪은 예상외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각종, 언론매체에서 너무나 많이 다루어 왔던 곳이라서 혹시, 사람들의 북적거림으로 인하여 그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식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 고요하게 퍼져나간 황금빛 햇살아래 멀리 가물거리고 있는 우포늪의 광경을 가만히 내려보다가 다시, 망원경으로 늪 바닥의 여기저기마저 자세하게 살펴보니, 그곳엔 이미 먹이를 찾아 이리저리 오가며 분주히 부리들을 흔들어대고 있는 수많은 새 떼들의 군상들이 눈 가득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전망대에서 내려와 한 시간 여 동안 더 늪을 둘러보다가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습니다. 아니 어쩌면, 다음을 기약하지 않는 편이 더 나았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정으로 우리 가족이 우포늪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말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가족은 올 휴가 때도 역시, 우포늪을 먼저 들려볼까 합니다. 남해안 바다쪽으로 휴가를 떠나는 로상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니까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작년에 미처 찾아내지 못했던 우포늪의 매력을 재발견하는 계기를 마려하겠습니다. 저희 아이들 역시도 벌써부터 대단한 기대를 가지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