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랑 사자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
사람들이 곧잘 장난스럽게 떠올리는 의문입니다.
동물학자들 말에 의하면 초원에서는 사자가 이기고 산에서는 호랑이가 이긴다던데... 저는 누가 이기고는 차치하고 호랑이와 사자를 비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제가 전적으로 호랑이 쪽에 마음이 기울기 때문이죠.
흔히 사자를 백수의 왕이라고 합니다.
글쎄... 암사자 라면 모르겠지만 숫사자가 과연 백수의 왕일까..
숫사자는 여러 마리의 암컷들을 거느리고 사는데 사냥은 주로 암사자들이 공동작업 으로 합니다 . 그렇게 암사자들이 잡아온 고기를 제일 먼저 맛보는 건 당연 숫사자 이고요.
이때 철없는 새끼들이 알짱거리다가는 대번에 아빠 사자에게 물려버리고 맘니다.
숫사자가 먹다 남긴 고기를 새끼들이 먹고 그 새끼들이 먹다 남긴 걸 암사자들이 먹습니다. 우리의 조선시대 상물림과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21세기 현재도 이런 숫사자의 법칙이 우리 사회 내부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여기까지 생각해 보고나니 숫사자는영 매력이 없는 놈처럼 여겨집니다. 멋진 갈기와 덩치로 암컷들을 잘 구슬리고 지배하며 살아가는 것...
저는 숫사자를 백수의 왕이라고 받아들이기가 망설여 집니다.
하지만 호랑이라면 다릅니다.
숫호랑이는 우선, 여러 마리의 암컷을 한집에 기거시키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각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떨어뜨려 놓은 다음에 숫호랑이 자신이 직접 하나하나 다 부양합니다.
숫호랑이가 사냥을 하면 제일 먼저 찾아가는 곳이가장 어린 새끼를 데리고 있는 암호랑이 라고 합니다.
제일 어린 녀석과 그 어미를 먹인 다음에 그 다음 어린 새끼를 둔 암컷에게 고기를 갖다 주고 그런 식으로 이곳저곳 자기 식솔들을 다 먹인 다음에야 맨 마지막에 자기가 먹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숫호랑이는 거의 언제나 배가 고픈 상태라고 합니다.
여러 마리 암컷들을 거느리고 살면서 생식력과 갈기 하나로 그들을 지배하고 기생하는 숫사자 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숫호랑이..
물론 저의 이런 구분법도 오늘날 남녀평등의 입장에서 보면 모순이 있겠지만 저는 숫호랑이와 숫사자를 통해 우리사회 남자들의 모습들을 봅니다.
저의 짧지않은 사회생활을 통하여본 가장들의(본인도 가장 이지만..) 모습과 행동을 보면 그를 사자형, 혹은 호랑이형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제가 직장생활 사회생활 하는동안 지켜본 대부분의 가장들은 숫사자형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가장이란 권력이 주어졌을 때 그것을 갈기처럼 흔들고 발톱처럼 휘두르며 군림하려 했습니다.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초원에서 싸우면 사자가 이기고 산속에서 싸우면 호랑이가 이긴다고, 동물학자들 은 말합니다. 하지만 호랑이 같은 남자와 사자 같은 남자가 사회속에서 평가를 받는다면 과연 승리는 누구의 것 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