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여성학을 공부하고 있고 특히 법과 sexuality에 관심이 많은 30대 후반의 학생주부입니다.
결혼을 하고 2번의 유산을 겪으면서 첫아이가 힘들게 태어나고 그 첫아이가 너무 환경과 사람에 민감해 집 밖으로는 나갈 엄두도 못내고 감옥아닌 감옥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여성'이라는 존재와 여성의 '삶'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귀하게 태어난 만큼 아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야 한다고 머리로는 언제나 생각하지만 마음은 아이에 대한 서운한 감정과 함께 아이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나'의 상황과 미래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때는...
모성은 아기가 생기면 자동적으로 생기는 것이라 생각했었고 그렇지 않은 나 자신에 대한 갈등과,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서의 나의 정체성 문제로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와 읽게 된 박혜란의 <삶의 여성학>이란 책은 나의 경험과 고민을 너무나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여성학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고 졸업 후 10여년이 지났지만 다시 대학원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여성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2003년 과 기말 페이퍼로 심층면접을 통해 "기혼여성들의 인공유산 경험에 관한 여성학적 연구"라는 제목으로 처음 낙태문제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훨씬 전부터 낙태는 저에게 항상 화두였습니다.
여성들이 낙태경험의 당사자인데도 왜 이것에 대해 침묵해야 하는지..이 경험을 당당히 말 할 언어는 과연 없는 것인지..
10대 소녀들의 낙태까지 점점 늘어가는 요즘, 여성들의 몸과 마음만 계속 상처받는 것 같아 많이 답답하고 분노까지 치밀더군요.
저는 이번 석사논문의 주제 핵심어를 낙태로 정했습니다.
낙태을 찬성한다 혹은 반대한다, 낙태찬성은 생명을 무시하는 것이다 등의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여성이 경험하는 행위이니까 여성의 입장에서 낙태를 구체적으로 어떤 언어로 드러낼 수 있을지를 고민중입니다.
이 고민과 관련하여 저는 여러분들이 낙태를 경험하고 또 그 이후 느끼게되는 복합적인 솔직한 느낌을 듣고 싶습니다.
다시 그 경험을 떠올리고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혼자만의 고립된 경험에서 벗어나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그 경험에 대한 당당한 언어을 찿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로 다 표현못하는 제 마음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어렵겠지만 여러분의 솔직한 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