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경조사조차도 학생일때는 학생이라는 이유로, 사회인이 되서는 바쁘다는 이유로. 그렇게 참여를 안했었습니다. 친한 친구를 제외한 모든 결혼식도 거의 참여를 안했었구요. 백일잔치 돌잔치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참석안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집안 경조사는 늘 엄마아빠 몫이라는 생각도 했었구요. 이제 내가 나이들어 두아이의 엄마가 되고 그 생각에 큰 변화는 없었던듯 싶습니다. 그래도 처녀적보다는 조금더 참여율이 높아지긴 했습니다. 아이들 돌잔치를 치르면서 그래야 할꺼 같단 생각이 조금 들었었던거 같습니다. 그러다 우리 4남매중 오빠와 큰언니가 이민을 갔습니다. 그리고 여기엔 부모님과 작은언니와 제가 남았죠. 그러다 올해 아버지 칠순이 있었습니다. 환갑때는 잔치를 안하고 해외여행으로 대신하였기에, 이번 칠순은 잔치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굳이 안하시겠다고 고집을 부리십니다. 아마도 아들을 중시하는 세대시라서 그런가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마도 쓸쓸하지 않을까 하시는 맘이 계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오빠와 큰언니가 들어올 상황이 안되었거든요. 우여곡절끝에 잔치를 하기로 하고, 친척분들께 전화를 드리는 동안, 못오신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다 합쳐봐야 50여명정도 (아이들까지 다 합쳐서) 아들없이 쓸쓸하실텐데, 손님들도 적어 더 쓸쓸하실꺼란 생각에 맘이 아픕니다. 이래서 형제는 많을수록 좋고, 경조사엔 사람이 많아야 좋다는 어른들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다는걸 알았습니다.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와달라고 했습니다. 시간이 안되는 친구들도 많았고. 어떻게 해서라도 자리를 채우고 싶어 부산을 떨었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그동안 내가 경조사에 다니지 않았던걸 너무도 후회했습니다. 사실 안주고 안받으면 그만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던 제 자신이 너무 편협했단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오빠와 큰언니만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생각은 막내인 제 차지가 아니었을텐데, 아마도 제게 깨우침을 주고자 이런 상황이 되었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잔치 당일날 모든 상황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왕 하는거 우리라도 신나게 놀자라는 생각으로 잔치 장소에 갔습니다. 못오신다던 분들이 온가족을 이끌고 모두 와주셨습니다. 어찌나 고맙고 눈물이 나던지..... 70명 예약홀이 꽉차서 자리를 다시 마련하느라 분주하면서도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잔치를 끝내고 나서 아버지도 흡족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그 감사한 마음이 커집니다. 아마도 제가 아버지 나이가 되서는 많이 바뀌겠지요. 잔치문화도 줄어들겠고. 하지만, 지금 30~40대 우리들은 아닌거 같아요. 이번 잔치를 치르면서, 이제는 내 주변의 사람들을 많이 챙겨야 하겠단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나와 우리가족 내아이들에게만 쏠려있던 저의 시야가 조금은 넓어지고, 조금은 어른스러워 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