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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랑스런 내 남편입니다.


BY silkjewel 2006-12-17

2006년 아내가 마흔아홉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며칠 남지않은 12월의 날짜를 하루하루 지우며 조급하게 슬퍼하고 있습니다. 여자나이 마흔아홉! 왜 그렇게 마음이 허하고 텅 빈 들판처럼 쓸쓸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아내를 물기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당신이 있습니다. 나보다 훨씬 오래 전 오십의 고개를 넘은 당신 당신은 나를 달래고 어르며 힘들어 하는 마흔아홉 고개를 함께 넘어주고 있습니다. 당신은 정말 자랑스런 남편입니다. 올해 2월 당신은 쉰 다섯의 나이로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당신이 눈부신 학사모를 쓰던 2월의 그날 얼마나 당신이 멋있었는지,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아들과 같이 대학을 졸업하는 아버지의 모습 얼마나 빛이났는지 모릅니다. 당신과 결혼할때 당신은 중학교만 나온 정비사였습니다. 여러가지의 격차를 마다하고 당신을 선택한건 당신은 너무도 따뜻한 남자였습니다. 당신의 학벌과 8남매 장남..그리고 직업...그리고 가난한 당신의 경제력 이 모든것이 결혼의 장벽이었지만 당신의 선한 눈빛하나만 믿고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올해로 결혼 27주년이 지났습니다. 당신과 살아오는 동안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너무도 성실하게 한직장에 25년을 근무하고 있고 그리고 48살에 야간고등학교를 들어가 힘든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3년간 주경야독하는 당신은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왕 시작한거 아들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물론 간간히 포기하고 싶었을줄 압니다. 아들보다도 어린 동기생들과 나란히 앉아 눈 침침한 시력으로 깨알같은 책을 보아야 하는 고통, 주위에 학교다니는 것을 숨겨야 하는 어려움까지 잘 이겨내더니 당당히 대학에 들어가 4년을 눈부시게 공부하고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당신은 아내에게 6년동안 매달 1일이면 메일 편지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행복하라고..고맙다고..건강하라고...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코스모스피는 가을이면 아내손을 잡고 코스모스길을 달리고 눈 내리는 겨울에는 아내를 펑펑 내리는 눈속에 세워놓고 사진을 찍을 줄 알고 별빛 쏟아지는 들길을 걸으며 하모니카를 불어줄 줄 알고 단풍길을 달리다가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어 사진을 찍어오는 당신입니다. 그런 당신이 있었기에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결혼생활을 견디어 왔습니다. 작은 아들을 여덟번 대수술을 시킨 13년의 기간 10시간도 넘게 하는 수술실 앞에서 기진하게 우는 아내를 달래야 했던 남편 당신~ 절망과 좌절속에서 죽음을 생각하던 그날들 늑골 무너지는 자식의 아픔과 아내의 절망까지 끌어안은 당신은 언제나 아내에게 희망의 문을 열어놓고 다독였습니다. 8남매 맏며느리의 역활도 얼마나 힘겨웠는지 모릅니다. 그럴때마다 당신은 아내의 손을 따뜻이 잡았고 고맙고 미안하다고 ...아내를 달랬습니다. 그런 따뜻한 당신이 아니었으면 지금 나는 어쩌면 세상을 포기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절망에 빠져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세번의 수술과 각종 병치레로 허덕이는 아내를 짜증내지 않고 보살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한결같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하는지 그힘에 이렇게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아내가 하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잘했다..잘했다고 칭찬을 합니다. 내 아내가 최고라고 합니다.'이젠 늙어가고 몸 불어 볼품없는 아내를 내 이쁜 마누라라고 불러 줍니다. 남보다 많은 시련과 아픔을 겪으면서도 당신의 전폭적인 일으킴, 당신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눈빛이 있었기에 아내는 지금 이렇게 마흔아홉의 고개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대학을 졸업한것이 훌륭한다는게 아닙니다. 그 어려운 시간들을 이겨냈다는 것이 훌륭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 아들들이 기억하고 있기때문입니다. 이세상에 우리아버지 보다 훌륭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 아들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절망속에서 기른 작은 아들이 지금은 남자간호사의 길을 걷기위해 간호대학을 들어갔습니다. 어쩌면 이세상에서 함께 숨쉬지 못할 그런 고통이 있었던 아들~ 그 아들도 당신이 포기하지 않아 살려 냈습니다. 그런 당신을 존경합니다. 그런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런 당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2006년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이쁜 우리마누라..마흔 아홉 잘 넘기면 좋겠네..." 라고 걱정하는 당신이 있기에 아마 무사히 2006년을 넘기고 멋있는 지천명의 나이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몸살로 앓는 마흔아홉의 아내 분명 당신의 따뜻한 눈빛으로 멋진 오십대를 살아갈 것을 믿습니다. 당신..2006년 처럼 나와 함께하는 그세월 건강해주면 좋겠습니다. 정말 2006년을 자랑스럽게 보내준 당신 내남편.. 당신을 참 좋아합니다. 당신의 그 그윽한 눈빛을 사랑합니다. 2006년 폭설 쏟아진 12월 17일 저녁...당신 이쁜 마누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