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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큰 산을 잃은 엄마에게...


BY token24 2006-12-19

정말 겨울이네요..서울엔 벌써 눈이 쌓이는 추운겨울로 접어들었어요. 건강하시죠?? 엄마..이렇게 편지로 인사하는게 정말 오랜만인것 같네요.. 어릴땐 그래두 때때로 학교 숙제나 방학숙제로 선생님께 잘보이기위해 엄청 엄마를 걱정하는 효녀처럼 썼던 기억이 나네요. 한달전 엄마에게 정말 큰 산과 같은 존재였던 어머니를 잃은 큰슬픈일이 있었잖아요. 결혼해서 멀리 산다는 핑계로 제대로 외할머니께 마지막 인사도 못했던 못난 손녀가 되었었죠. 너무나 큰 슬픔에 잠긴 엄마에게 위로의 말도 못하고...그저 전화해서 그저그런 상투적인 말로 엄마의 안부나 묻고 지나갔죠. 대식구 장남의 큰며느리로 오늘날까지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 엄마에겐 외할머니의 병환을 곁에서 지키기엔 너무나 사치스러운 일이였죠. 그것도 고작몇번 힘들게 찾아가서 몇시간 잠시 곁에서 폐암말기의 중병을 앓고 계셨던 외할머니께 아무런 힘이 되어드리지 못해서 맘 아프다고 하셨죠. 그래도 그것이 엄마의 최선의 길이였고 그저 가시는 길이 조그만 평안했으면 하는 바램의 기도로 대신하셨어요. 엄마의 기도 덕분인지 그래도 외할머니의 고통은 한달의 병원생활로 끝이 났고 남들은 아주 편하게 말들하며 호상으로 돌아가셨으니 좋은거라고들 했죠. 하지만 엄마에게 그래도 하나뿐인 엄마셨고 외할머니께 엄마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아마 눈에 발피는 딸이였을테니깐요. 저도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부모님 생각이 참 많이 나고 결혼하기전에 곁에서 좀더 많은 효도를 하지 못하고 지금와서 후회될때가 이렇게도 많은데... 엄마는 외할머니를 보내고 얼마나 많은 후회와 할머니께 하고싶었던 말들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외할머니 소식이후로 자주 전화할때마다 엄마는 오히려 담담한척 이젠 괜찮다는식으로 말했지만 얼마전 할머니 삼제때 내려가니 엄마의 얼굴이 너무나 수척해졌고 외할머니의 빈자리가 엄마를 많이 늙게 만들었더라구요. 엄마...분명히 외할머닌 좋은분이셨으니깐 생전에 보고파하던 분들과 잘계실꺼라 믿어요. 엄마의 어머니가 했던것처럼 지금 엄마역시 출가한 날 늘 걱정하며 뭐든 주고싶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역시 언제쯤 엄마에게 효도할 날이 올까 생각하게되네요. 이 못난 딸은 엄마에게 효도하는 길은 우리세식구 아무런 탈없이 건강하게 지내는게 효도로 생각하며 위로하고 살아요. 엄마 힘내세요. 외할머니의 빈자리를 우리 세식구가 채워줄수 있도록 자주 연락하고 자주 얼굴 보여드릴께요. 엄마가 외롭고 힘들때마다 외손자 17개월된 우리 빈이 재롱 생각하면서 한번 웃음짓고 흘려버리세요. 엄마...사랑해요. 항상 건강하게 제 곁을 지켜주시리라 믿어요. 엄마..우리빈이두 외할머니 엄청 많이 사랑한데...나중에 부산가면 맛있는거 많이 달라구 하네. 다시 만날 그때까지 건강하시구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