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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BY taesuju 2006-12-27

남편이 우리 가족을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 전 얼마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 매일, 애랑 집에만 있으니까 심심하지, 내가 드라이브 시켜줄테니까 같이 가자." 비록 내가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르는 일을 도와 주지 못해도 장거리로 가는 길인데 남편의 말벗이나 해주려고 제의를 흔쾌히 받아 들였었는데.. 집에 있어도 특별히 할 일도 없고 매일 집에만 콕 틀여박혀 있는 것이 싫어서 밖에 나가자고 재촉하는 딸아이에게도 바깥 나들이를 할수 있는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들어서 따라 나섰답니다.. 첫날...전 너무나 즐거웠어요.. 비록 화물차이긴 했지만 오랜만의 나들이 아닌 나들이였고 남편이 어떤 일을 하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날이였으니깐요... 물건을 차에 싣고 어느 곳부터 가야 하는지 하루 일정표를 남편이 짜는 동안 난 계산서에 나와 있는 금액들을 두드리기도 하고 어지럽혀진 화물차를 정리하기도 했었는데... 드디어 출발....둘이 하다 혼자 해서 그런지 곳곳의 거래처에서는 빨리좀 오라는 독촉 전화를 해대는데도 난 뭐가 그리도 좋다고 마냥 신나 했는지... 정말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거래처를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보니 벌써 때가 지나 우린 정말 맛있게 기사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답니다.... 밥을 먹고 난 후에까지는 정말 좋았는데... 밥을 먹는 도중에도 어찌나 전화가 오는지 숟가락 놓기가 무섭게 차에 오르고 나를 재촉하는 남편이 조금 야속했지만 서두르지 않으면 거래처 뺏긴다면서 어서 가자고 재촉할때만해도 난 당신이 왜 그리 서두르는지 몰랐습니다.... 자판기 커피 한잔 마실 여유도 없이 또 화물차에 오르고...안전 벨트로 복부를 조르고 해서인지...아니면 좀 심하게 흔들리는 화물차를 타서 그런지 생전 안하던 멀미도 나고 그랬었는데 문득 남편 생각이 나더군요. 남편이 매일 저녁 들어와서 먹던 소화제.. 남편은 퇴근하고 들어오면 습관처럼 자주 소화제를 먹었었지...단 한번도 '퇴근해 들어오면 소화제를 먹는지 자상하게 물어보지도 않던 무지한 나'... 이제서야 그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또한 좀전에 차안을 정리하면서 무심히 넘긴 소화제박스며 알약들... 식사를 하자 마자 차에 오르고 안전벨트로 복부를 조르다 보니 소화시킬 틈이 없었던 거였지요... 거기에다 거래처들은 시간을 다투며 어서 오라고 성화이다 보니 휴게소에서 잠깐이라도 숨돌릴 틈이 없었단걸 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답니다... 그 생각을 하니 "왜 집에만 오면 소화가 안된다고 그러냐. 자기는 정말 이상하다...혹시 자기 내가 해준 저녁이 맛 없어서 그런거 아니야?" 라면서 농담반 진단반을 해가면서 괜시리 생트집을 잡곤 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어요... 하지만 아무 말하지 않고 그냥 저녁을 많이 먹어서 그렇다고 말하던 남편이 너무 고맙다는것도 깨달은 날이었습니다... 멀미로 속이 뒤집힐것 같았어도 야윈 당신의 얼굴을 보면서 배가 아프다고 속이 안좋다고...이런 이야기를 차마 꺼낼수 없어서 아무 소리도 하지 못했습니다.... 어쨋든 난 채 하루도 되지 않아 이렇게 바로 속이 거북함을 느끼면서 더 많이 남편에 대해 알게 되어서 너무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거래처에 도착하면 남편은 짐꾼처럼 양손에 짐을 들고 거래처에 들어섰고 조금 늦게라도 가면 당신보다도 나이 어린 거래처 직원들에게 보기 좋게 한소리씩 듣는 것도 저 멀리에서 보면서 눈물이 나려는걸 간신히 참았습니다.... 그런 모습에 마음이 아파서 같이 짐이라도 들어준다고 차에서 내릴라치면 "애나 잘 보고 있어라"하면서 한사코 저를 말리기에 그저 뒷모습을 안쓰럽게 지켜 보았었고... 그날 집에 돌아왔을때는 차를 많이 타고 다녀서 그런지 운전도 하지 않은 저의 어깨는 쑤셔왔고 탁한 공기를 맡아서 그런지 목도 좀 아팠지만 당신이 그동안 시달렸을 매연과 소화불량을 떠올리면서 참 많이 반성했어요.... . 평소보다 더 많은 운전과 일을 해서인지 저녁을 먹자 마자 곯아 떨어진 남편의 얼굴을 가만이 들여다 보니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남편이 우리 가족을 위해 많이 애쓴다는것 , 너무 힘든데도 그동안 힘든 부분에 대해서는 말한마디 않하고 묵묵히 혼자서 그 짐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그런것을 알게 해준 하루라서 오히려 뿌듯하기 까지 했습니다... 이제부턴 남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습니다....우리 남편도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너무 참지 말고 참지 못할땐 크게 소리도 지르고 화도 내고...그런 남편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제 맘이 편해질것 같아요.... 밖에서 힘든일이 있어도 집에 돌아오면 모든것 다 잊고 원기 충전해서 나가도록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 서로를 보듬고 기댈수 있는 든든한 나무의자 같은 부부가 되길 바라며....당신을 너무 너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