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청와대는 8일 "이 정부가 임기 말이니 새로운 일을 벌이지 말란 얘기는 대통령과 정부 보고 폐업하란 얘기"라고 말했다.
양정철(楊正哲)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비전 2030 인적자원 활용계획'과 `2단계 균형발전 정책'에 대해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이 "1년 정부가 10년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는 식으로 비판한 데 대해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글을 올려 "논거가 어이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양 비서관은 "레임덕을 걱정하던 야당과 언론이 일 안하거나 국정이 마비되는 걸 호통치고 꾸짖어야 맞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왜 일 열심히 하는 걸 갖고 타박을 주는 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상에 이런 야당과 언론 처음 본다"며 "나라 일 가운데 5년짜리가 대체 얼마나 되느냐. 임기가 1년 남았는데 1년 안에 시작해 끝내는 일은 또 얼마나 되느냐. 많지 않다"고 했다.
양 비서관은 "나라의 정책이란 것은 계획을 세우고 다듬고 준비하고 집행하고 마무리하는데 몇 년, 몇 십년이 걸린다"며 "이전 정부의 덕을 현 정부가 보는 경우도 있고, 이 정부가 하던 일 때문에 다음 정부가 덕을 보는 경우도 있다. 지금 정부가 준비하거나 토대를 다져 다음 정부, 그 다음 정부까지 이어져야 할 일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인천공항, 경부고속철도, 반도체산업 등을 준비하고 성공시키는데 수 십년이 걸렸다"며 "매 정부 임기말 때마다 하지 말라고 시비를 걸었다면 오늘날의 성공이 가능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한나라당 등의 논리대로 라면) 국민연금은 2047년이 고갈시점이니 지금 손놓고 있어야 하느냐. 고령화 문제도 2008년이 감소시점이니 임기말에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가만 둬야 하느냐. 야당 모 후보의 운하 얘기는 즉시 중단해야 하느냐. 그게 아니면 수많은 정책의 영속성과 책임성, 임기말 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 임기를 종신직으로 바꿔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5년 안에 계획 세워 5년 안에 정확히 마무리할 수 있는 일만 골라서 하란 얘기는 언어도단"이라며 "대통령과 57만명의 중앙정부 공무원이 임기 마지막 해에 손놓고 태업하란 얘기 아니면 중앙정부가 잠시 문 닫으란 얘기와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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