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막내동생 혁아... PD가 되겠다던 네가, 원대한 꿈을 안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지도 벌써 1년이 넘었구나! 넉넉치 않은 가정형편에, 네가 어느날 갑자기 유학을 선택했을 때 가족들은 모두 걱정했지. 하지만 유학을 결심한 네 마음은 얼마나 무거웠겠니? 누나는 잘 안단다. 칠순이 가까운 아버지께 경제적인 지원을 받는 것이 못내 죄송하고 안타까워 끼니도 굶어가며 지독하게 공부를 한다는 너의 소식을, 언니로부터 들었을 땐 너무나 마음이 아팠단다. 하지만, 다녀와서 꼭 방송국 공채시험을 치르고 PD가 되겠다고 다짐하던 너를 떠올리니 왠지 모르게 든든하고 믿음직스럽더구나! 어렵게 고생하며 공부를 한 결과, 지난 학기엔 장학금도 탔다지? 축하하고 정말 고맙다... 사실 누나는 널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단다... 멀리 타국 땅에서 외롭고 힘들텐데, 누나랑 매형이 해 줄 수 있는 거라곤.. 고작 생활비 조금씩 부쳐주는 거밖에 없어서... 하지만, 올 가을이면 네가 돌아온다니,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저축을 해서 네가 당당한 사회인으로서 첫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누나가 되도록 노력해 볼게... 올 해엔, 우리 혁이도 한국에 나와서 당당한 사회인이 되기를 기도하고, 꼭 방송국 공채시험에 합격해서 소원하는 일 이루길 바래... 사랑한다. 내 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