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3대 외동아들입니다. 그래서 다른 남편들보다 외로움도 많고 사소한 것에 쉽게 상처받는 성격이라 제가 맞추기가 참 까다로운 사람이지요. 하지만 일 만큼은 추진력이 강해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편이랍니다. 제가 예전에 읽은 책 구절 중에 그런게 있더라구요. '남자는 누군가 자기를 믿어 주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죽을수도 있다'고 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남편을 믿어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답니다. 같은 편이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도록 어지간한 일은 그냥 보아 넘겨주는 편이지요. 아마도 다른 분들 같으면 집안이 시끄러울 법한 일도 그냥 넘기다보니 주위에서 우려의 이야기도 없지 않게 듣지만 그렇게 싸운다고 해결되는것 보다 바라보고 이해해 주니 자연 남편도 감추거나 하는것없이 모두 보여주더라구요. 제 성격탓도 좀 있긴 하겠지만 말이지요. 그래도 남편 하는 일이 무지 싫고 힘들때 저는 직접 말 하는 것 보다 인터넷으로 편지를 써요 그것도 진한 음악 넣어서 제 화풀이를 가득 쏟아놓지요. 그럼 저는 마음이 후련하고 성격 급한 남편은 불 안나서 좋고 끝에는 그래도 남편을 믿는 마음 가득 하다는 말도 잊지 않고 한답니다. 그런데 제가 너무 남편한테 맞추다 보니 안좋은 결과가 있긴 합니다. 남편이 사업하느라 손님 접대가 잦은데 한밤중에 얼큰하게 취하면 꼭 대문앞에서 전화를 합니다. 남편님이 당도했으니 마중을 나오라는 것이지요. 여름엔 그런대로 괜찮지만 겨울엔 정말 진저리가 쳐져요. 그래서 있는대로 속이 상할때도 있지만 제가 5분만 참으면 남편의 사기가 하늘까지 오를것 같아 제가 꾹 참고 데리러 나갑니다. 그러면 어린애 마냥 좋아하는 남편 보면서 속은 부글부글 끓어도 웃어 주지요. 남편 기살리기 참 힘듭니다. 그러나 어쩌겠어요 사업한다고 매일 힘들다고 하는데 마음 약한 제가 받아주지 않으면 누가 또 받아 주겠습니까. 남편 기죽이는 아내는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을 이불속에서 마중하는 아내라지요. 그리고 남편이 출근할때 계단 내려가는데 뒤에서 현관문 닫히는 소리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하잖아요. 요즘같이 돈벌기 힘든 세상에 태어난 우리네 남편들을 위해서 따뜻한 아침밥과 문밖까지 따라나가서 마중하고 또 현관문 너무 일찍 닫지 말고 멀리까지 봐라봐주는 센스가 정말 남편 기살리는 일이 아닐까요. 어차피 남편 돈 잘벌고 성공하면 고스란히 아내들 차지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