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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화이팅'이 의미하는것.


BY 과객 2007-09-13

이 글은 서프 펌글 입니다 글이란 내생각과 공감하면 내 글 이겠죠?

 

자연스러운 이명박 미화원

집사람과 TV를 보는데 이명박이 환경미화원 복장을 입고 이태원에서 쓰레기 청소하는 장면이 비쳤다. 나는 대뜸 '지 얼굴 세수나 하지 무슨 쓰레기는' 이렇게 답하자. 집사람은 '아주 어울리네.'라는 답이 나왔다.

대선 후보라는 사람들이 행보를 할 때 민생을 돌아본다는 핑계로 어린이들과 사진을 찍거나 시장의 상인들과 같이 일을 하거나 모심기를 하는 것들이 언론에 자주 공개가 된다. 이런 것들이 효과가 있어서 하겠지만 내 눈에는 꼴값을 떠는 꼴불견으로 보인다.

평소에 그렇게 하던 사람이 하면 자연스러운데 해보지도 않은 총질하는 폼을 재다가 개머리판을 엉뚱한 곳에 대는 것처럼 무언가 어색한 꼴이 노출되기 쉬운 것이 민생 행보이다. 그런데 쓰레기 치우는 이명박은 너무 자연스러웠다.

확인해보니 과거 미화원 생활을 했고 나름대로 고생을 하면서 지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명박 캠프에서는 나름대로 연구를 많이 한 흔적이 보였다. 그런데 왜 감동이 오지 않았을까? 나야 감동이 아니라, 이명박이 뜰 것 같은 두려움이나 이길 수 없다는 좌절감이 들었어야 하는데 왜 무덤덤했을까?


조중동은 왜 기부의 사실을 기사의 꼭지로 하지 않았을까?

그는 "낡은 것을 쓸고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뜻"이라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낡은 것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쓰레기를 청소하면서 이 말을 한 것은 보이는 것만 처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다음 기사로 이어진다. "옛날엔 사고가 많이 났다. 다치면 아이들 공부도 못 시키고 어려웠다."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서울시장 때 월급은 근면한 환경미화원 자녀 복지를 위해 썼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서울시장 재직 시절 월급 전액을 환경미화원 자녀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이렇게 훌륭한 자선을 했는데 왜 이 말이 조중동의 꼭지로 올라오지 않았을까? 월급 전액을 환경미화원 자녀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어떤 돈으로 생활을 했을 지에 대한 답이 궁했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래도 문국현이 월급에서 상당액을 기부하고 나머지로 생활했다는 것에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다.

월급 전액을 장학금으로 사용했다는 기사는 문국현 보다 더 훌륭한 기부를 한 것인데 왜 이것이 톱기사 내용으로 오지를 않았는지 척하면 감 떨어진다. 그의 생활이 기부를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어 기부를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게다가 그가 종교적인 관점으로 했다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하기 때문에 기부한 사실을 밝히면 안 되는 것이다.


미화원 흉내는 자기 죄를 미화하기 위한 것

그는 장로라는 종교인이다. 종교인은 사물의 외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힘이 남보다는 뛰어나야 한다. 매주 일요일 교회에 가서 그는 무슨 생각을 할까? 쓰레기를 치워서 남에게 자기가 개혁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줄 연구를 한 것일까?

아담이 죄를 범한 후 처음에 한 행동은 무화과 잎사귀로 자기의 치부를 가리는 행동이었다. 인간은 내면의 부끄러움을 선행을 함으로써 감추는 본능을 타고났다. 과거에 쓰레기를 치웠던 이명박은 먹고살기 위한 방편으로 한 것이 틀림이 없고 그가 고백한 것처럼 고생하는 직업에 종사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이제는 자랑스러운 추억이다.

하지만, 그가 지금 쓰레기를 치우는 행위를 보이는 것은 속 보이는 짓이다. 미화원 흉내는 자신의 감추어진 죄를 미화하기 위한 선행이고 자신의 도덕적인 치부에 쏠려있는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

그는 쓰레기를 치우면서 자신의 부끄러운 축재과정을 저 쓰레기처럼 치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런 마음이라면 쓰레기 치우는 장소로 가면 안 된다. 기도원이나 그가 가끔 가는 불당에 가서 수련을 하거나 교회에서 기도하고 난 후 인터뷰를 해야 한다. 

자신의 문제를 밖으로 돌리는 못된 버릇을 들이기 시작하면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종교인들이 쓰는 방법을 사용하기 쉽다. 한기총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단이나 사이비를 때려잡는 것을 주 사업의 하나로 시행하고 있다. 스스로 정당하고 자신이 있으면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

5공화국의 주인공인 전두환 일당이 광주학살을 자행한 것은 스스로 부족한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하여 저지른 자작극이었다. 빨갱이를 누르고 나라를 수호할 세력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그의 환경을 몰라서 잘 모르겠지만 이명박이 이태원에 간 까닭은 명박에 대한 글을 계속 쓰다 보니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정신적이고 내적인 이미지가 담긴 표현은 삼가라.

행사가 끝난 뒤 이 후보는 환경미화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화이팅"이라고 외쳤다. "여기서 화이팅이 무슨 말인지 알지?"라는 이 후보에게 환경미화원들은 "환경미화원에서 대통령으로!"라고 답했다.

이 기사를 보면 이명박은 마음의 부끄러움에 대하여 관심이 없다. 오직 대통령이 되고 싶은 강한 열망만이 그를 사로잡고 있다. 그가 운하를 파겠다. 어떤 것을 부수고 어떤 것을 건설하겠다. 돈을 많이 벌어서 온 국민의 입에 만 원짜리 지폐를 가득 물려주겠다. 서울시 한강 고수부지에 돈으로 된 수영장을 만들어 돈 속에서 마음껏 수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입으로 물어간 돈은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 등등의 공약에 대해서는 그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명박이 정신적이고 내적인 이미지가 담긴 표현을 입으로 하는 것은 지하철에서 선교하는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다. 낡은 것을 쓰레기 치우듯이 쓸어버리겠다는 것은 자살하겠다는 뜻이다. 누가 낡은 사고를 하고 있고 누가 쓰레기 같은 정신을 가지고 있는지 한나라당 경선에서 상대방인 박근혜가 적나라하게 말하지 않았는가? 대통령이 되면 그 다음날 죽어버리겠다는 정신병자를 대통령으로 뽑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명박이 말을 개념 없이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앞으로는 돈이나 경제적인 말을 제외하고는 이 말을 해서 덕을 볼 것인지 해를 입을 것인지 생각해보고 뱉는 것이 좋다.

대선 100일을 두고 출정하는 마당에 처음 뱉은 말을 무자비하게 씹어서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그 말에 감동받을 인생들도 없고 그 말을 비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알려주는 것이니 다음 일을 계획할 때에 잘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