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려 미열이 나며 코는 맹맹거리네요.
날씨는 스산하고 정적만이 흐르는 이 시간...
문득 기분이 싱숭생숭해지며 옛 추억이 떠오릅니다.
십여년전 지금처럼 내가 이렇게 감기 걸려 힘들어할때..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던 사람이 퇴근도 안하고 계속 내 근처에서 맴돌며
말을 걸구, 드라이브 가자 하고 그러더군요.
그렇게 몇번 친해지고 나니 어느날은 용인의 자연농원(지금의 에버랜드) 가자
하길래 그러자 했는데(난 그 사람이 좋은거보다 어딘가 날 데려가 줄 차 있는
그 사람의 환경이 좋았더랬죠. 사실 그 사람 조건은 맘에 안들고 외모도 싫었어요.)
어쨌든 그랬는데 내가 심하게 감기가 걸려 아팠죠.
그랬더니 그 사람 아프면 안되요. 아프지 마요.
그러더니 같이 차마시는 시간에 이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라고 하더군요.
넘 흔한 멘트죠? 그래도 다시 생각해도 기분좋은...
그리고 에버랜드 갔을때 롤러코스터 타려고 기다리는데 눈발이 흩날리더라구요.
그때는 내 머리가 길었는데 내 머리의 눈을 털어주면서
평생 이 순간을 못 잊을것 같다구 그러더군요.
그런데 지금쯤은 다 잊고 살겠죠? ㅎㅎ
그래두 그 사람 맘이 여리고 따뜻하고 착한 사람이라 괜한 맘에 없는 소리하고
그럴 사람은 아닌데...
그 사람 결국 나 때문에 힘들어서 직장 그만뒀죠.
사랑을 시작하긴 쉬워도 끝내기는 너무 어렵다며 자기가 넘 힘들어서
그만둔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그냥 만나는건 했는데 좋아하지는 않는다구 했거든요.
그 사람은 아마 나이도 있고해서 결혼까지 생각한거 같은데...
그냥 그렇게 날 끔찍하게 생각해준 사람이 있었다는게 새삼스럽네요.
그 시절이 갑자기 떠오르는 시간입니다.
누구에게나 젊은날의 추억은 그리움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