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방의 미분양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를 국민임대주택으로 사들이는 것은 "국민세금으로 불필요한 건설업체를 보호하는 것으로 권력남용에 해당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실련 아파트 거품값빼기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은 20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 "지역의 음식산업이나 의류산업이 도산한다고 해서 정부가 옷이나 식품을 사들이나?"라고 반문하면서 정부는 그런데 왜 건설업체만을 보호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미분양의 근본 원인은 "지난 4년 동안 국민에게 바가지를 씌워온 건설사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고분양가를 고집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건설사들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부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외환위기 직후 3천 여개였던 건설사들이 1만5천개로 늘었고, 특히 참여정부에선 1년에 2천개씩 늘었다며 이제는 시장원리에 따라 정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소 건설업체의 연쇄 도산이나 금융기관의 부실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본부장은 별 파장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도 외국의 경우는 은행이 주도권을 잡고 진행됐지만 우리나라에선 건설사들이 주도권을 잡고 은행이 돈을 대는 잘못된 방식으로 진행되어왔다며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앙 하고 잘못을 저지를 사람은 그에 따른 고통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
- 정부에서는 '지방의 미분양이 늘고 있고 건설업체가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에 이런 대책을 발표했다'고 하는데?
그건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미분양의 근본원인은 보급률이 110% 이상인 지방 대도시에 수요를 무시하고 과잉공급을 했던 것, 그리고 턱없이 높은 분양가로 건설업체들이 자초한 일이다. 스스로 자초한 일을 가지고 정부가 나서서 국민세금으로 불필요한 건설업체들을 보호한다는 건 최근 대통령과 측근 비리가 발생한 미묘한 시점에 권력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건설업체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
그렇다. 건설업체들이 지난 4년 동안 고분양가로 국민들에게 바가지를 씌워놨는데, 자기들이 가격을 낮춰서 팔면 될 것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높은 가격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거다. 값이 싸고 질이 좋으면 왜 안 사겠나.
- 중소 건설회사들이 줄줄이 쓰러질 경우 경제적 파장이 걱정되지 않나?
별로 경제적 파장이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전에도 건설업체가 많이 도산했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3000개였던 건설회사가 15000개로 늘었고, 특히 참여정부에선 1년에 2000개씩 늘었다. 너무 많은 이익이 남으니까 많은 업체가 생긴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가 그렇게 많은데도 생산업체가 5개면 된다. 마찬가지로 건설회사도 300개면 되는데 15000개가 있으니까 이젠 좀 정리돼야 한다. 시장원리가 그런 것 아닌가.
- 대전중구 등 11개 지역에 대해 투기지역을 해제했는데?
투기세력을 다시 불러들여서 투기자금을 동원하면 혹시 투기가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 때문에 투기지역을 해제한 것이다. 그렇게 하면 투기세력과 건설업체가 또 재미를 볼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지역주민은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국민은 고통 받아라, 우리는 건설업체만 보호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당국자들이 이런 짓을 계속하는 것이다.
- 건설업체는 득을 보게 되는 건가?
그렇다. 예를 들어 지역의 음식산업이나 의류산업이 도산한다고 해서 정부가 옷이나 식품을 사들이나? 그런데 왜 건설업체만을 걱정하는 건가.
- 지방의 미분양주택 중 일부를 국민임대주택으로 사들인다는 방안이 있는데?
90000가구가 안 팔렸는데 25000가구를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사들인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잔뜩 고분양가로 바가지를 씌우려다가 안 팔린 부분에 대해 누구 맘대로 국민세금을 가지고 자기들이 사는 건가. 공무원들이 자기 돈을 가지고 사라고 하지, 왜 국민세금으로 사는 건가.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알면 머슴들이 이런 짓을 하는지, 정말 나쁜 머슴들이다.
- 아파트가 안 팔리면 PF(프로젝트 파이낸싱)로 건설업체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이 어려워져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일어나진 않을까?
아니다. 원래 금융기관이 건설회사보다는 돈을 싸고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에선 PF를 하면 은행 등 재무적 투자자가 주도권을 잡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건설회사들이 주도권을 잡고 은행이 돈을 대는 잘못된 방식으로 운영됐다. 잘못된 건 바로잡혀야 하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그에 따른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걸 왜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막아주려는 것인가.
- 건설회사들이 정리되는 차원을 넘어 줄줄이 도산하면 어떻게 되나?
대우나 삼성 등 대형 건설회사가 부도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있나? 주가 3000원짜리가 6만원으로 뛰어서 엄청난 이익을 내고 지금도 엄청난 양의 아파트를 쏟아내고 있는데, 이름도 알려지지 않고 자기 이름으로 아파트 분양도 하지 않는 군소 건설업체가 부도난다고 괜히 엄살 피우는 건 대형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잘못된 얘기다. 아파트 광고를 주수입으로 하는 언론들이 그런 기사를 쓸데없이 써내기 때문에 이런 게 굉장히 큰 문제인 것처럼 과장된 것이다.
- 일부에서는 '정부가 이런 건설부양책을 발표한 건 대선을 앞둔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하는데?
정치적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참여정부는 지난 4년 동안 건설업자에게 물량을 공급하고 건설업체를 통해 경기를 부양해서 국민에게 계속 고통을 줘왔다. 그로 인해 지지율이 50%에서 10%로 떨어졌는데, 어차피 떨어진 거 나머지 4개월 동안 더 떨어질 일도 없으니 그냥 막가자는 정책이 아닌가 싶다.
- 앞으로의 정부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까?
일단 이런 한심한 관료들은 몽땅 바꿔야 한다. 사람이 정책을 만들고 운영하는 건데, 깨끗한 척했던 노무현 정부의 관료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있다. 결국 개발업자들과 결탁된 부패한 관료들을 전부 솎아내서 새로운 사람을 넣어야 한다. 그 사람들이 거짓말하는 정책은 이제 누구도 믿지 않는 것이다.
- 10년으로 돼있는 전매제한기한과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인가?
그렇다. 이렇게 하면 누가 좋아지겠나. 비윤리적 행위를 반복했던 은행들, 서민에겐 돈을 안 빌려주고 건설업자에게만 돈을 빌려줬던 은행들이 책임져야 한다. 이런 걸 왜 국민에게 책임을 돌리려고 하는 건가.
- 10년으로 돼있는 전매제한기한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예를 들어 싼값에 줬으니까 10년간 팔지 마라, 또는 10년 안에 팔려면 원래 국민의 땅이었으니까 국민에게 되돌리라는 정책이 잘못됐다면 이런 아파트를 사지 말고 민간이 지은 기존 아파트를 사면 된다. 싼값에 싸놓고 규제를 하지 않으면 건설업체로서는 많이 팔아서 이익이 많이 남지 않겠나. 건설업자를 위한 정책이다.